Home 202601-202603 책 후기
Post
Cancel

202601-202603 책 후기

이쯤 되면 이제 시간이 내 생각보다 빠르게 흐른다는 걸 인정할 때도 되었지만 여전히 어색한 20226년이 1/4나 지나갔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ㅋㅋㅋㅋ). 믿기도 시르타. 세상에. 바깥에는 벚꽃이 한창이다. 벚꽃이 이 시기에 핀다는 것에 요즘 대충격을 받고 있는데 물론 벚꽃 개화 시기가 이상하게 당겨진 것도 있지만 시간이 이만큼 지났다는 것이 그 충격을 배가시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이 와중에 읽은 책 적어서 서글픈 것은 서비스 서비스(틀림). 이것도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어쨌든 좀 이러면 안 될 것 같구 그르타. 그러면 늘 이럴 때도 있지 하고 생각하는 것도 이제 너무 자주 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볼륨있는 책들이 꽤 있으며 이미 안 읽은 책을 모 어쩔 수 있나.

늘 그렇듯 모든 책의 후기를 공개하지는 않으며 개인적인 취향에 기반한 추천은 볼드체로.

2026-01

  • 요리를 한다는 것 - 흑백요리사2 마지막 편 보고 비명을 지르면서 그 자리에서 전자책을 구해서 읽었다. 아마도 그 직전에 마무리했을 책이다보니 이야기가 정말 일관성있게 이어지는, 일에 대해 굉장히 좋은 자세를 가진 사람의 따뜻한 에세이였다.
  • 언제나 기억해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폭풍우 – 예쁘고 따스한 그림책의 속편. 이번에도 역시 보고 나면 케이크가 먹고 싶어지는 예쁜 책이었다.
  •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 집에서도 북커버를 씌워서 읽어야 했던 표지 디자인 어쩌지 싶은 추리소설 단편집. 다들 진심으로 시체를 가지고 노는, 테마 확실하고 가볍게 읽기 좋은 미스터리들이었다.
  • 카오스, 카오스 에브리웨어 - 세상은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으로 가변적이고 불확정적이지. 대략적으로는 알지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그런 것을 수학과 물리의 불확정성으로 시작해서 기후변화, 금융위기 등의 분야에 적용하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책인데 이런 책의 상당수가 그렇듯 끝으로 가면서 점점 안드로메다로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 애플 인 차이나  - 우리는 애플을 하드웨어로 접하지만 정작 애플이 직접 가진 공장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종종 잊는다. 이 사실을 새삼 팍팍 상기하게 해주는 굉장히 흥미로운 르포집. 살짝 아시아를 무시하는 톤은 (실제로 그랬던 것의 르포이므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다) 불쾌해지기는 하는데 그렇게 가끔씩 툭툭 치고 올라오는 것만 누르고 읽으면 굉장히 흥미롭고, 중국은 보면 볼 수록 흥미로운 나라다(제목은 대만도 그냥 그레이터 차이나로 퉁 묶어버린 기분이지만…).

2026-02

  • 죽은 다음 - 작가분이 직접 장례지도사 과정을 익히고 장례 과정에 참여하면서, 그 노동 현장을 겪고 주변을 인터뷰하며 쓴 장례 문화와 노동, 남은 사람에 대한 르포. 나와 주변인의 장례와 그 주변인들과 그 문화, 노동에 대해서 하나하나 새삼 생각하게 된 좋은 책이었다. 지인분 덕에 북토크도 갔었는데 그 역시 흥미로웠다.
  • 혼모노 - 매우 흥행한 책으로 알고 있는데, 단편들마다 소재들은 다들 톡톡 튀고 힙하기 그지없는 데 결국 이야기 구조가 ‘그렇게 현실은 부조리하게 흘러간다’는 알레고리성 결말로 마무리짓는데다가 그나마도 선명하지 않아 아쉬웠고 역시 비슷하지만 그나마 역시나 소재 덕인지 몰라도 내내 강렬했던 표제작만 남았다.

2026-03

  • 캐치-22(1, 2) - 어후(생각만 해도 일단 숨을 크게 쉬어야 한다). 이렇게 총체적으로 미친 소설 너무 오랜만이었고, ‘군대엔 제정신인 사람이 남아있을 수 없으니 전쟁은 없어져야 한다’ 메시지 잘 알겠고(?) 그 와중에 다들 정형적으로 제정신이 아닌 점이 역시 군대고 역시 미국 소설이구나(?) 싶은 점도 흥미로웠다. 셜리 잭슨이 말했던 ‘그 어떤 생명체도 절대적 현실에 갇힌 채로 살아간다면 광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정말 다른 방향으로 극단으로 알려주는, 내내 답없이 웃긴데 약간 기빨리는(1권의 3/4 정도를 쉬지 않고 읽었다가 내가 미칠 것 같아서 멈췄다…) 기분이 든 엄청난 힘을 가진 소설이었다.
  • 나는 생각한다 고로 과하게 생각한다 - 나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면 빠르게 빠져나오고 세상의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자 라는 이미지의 예쁜 일러스트 카툰집.
  • 너의 곁에서: 주말엔 숲으로, 두번째 이야기 - 마스다 미리를 뱅만년간 안 보다가 그래도 [주말엔 숲으로]는 나쁘지 않게 읽었어서 다음 이야기가 있다길래 오랜만에 봤지만 굳이 없었어도 될 것 같다.
  • 늙지 않는 뇌 - 매우 혹하는 제목이었고 이야기도 술술 잘 읽히지만 결국은 뇌도 몸의 일부라서 적당히 건강하게 살면 뇌 역시도 좋다 같은 내용을 이것저것 엮어서 해놓은 기분… 그래요 건강 챙기면서 사는 건 좋은 거지(야)
  • 체셔 크로싱: 소녀들의 수상한 기숙학교 - 요즘 [프로젝트 헤일메리]로 잘 나가는 앤디 위어는 알려진 SF 3부작 외에 이런 그래픽 노블도 썼습니다.. 본인이 그림을 못 그려서 역시 꽤 잘 나가는 카투니스트 사라 앤더슨이 그림을 그려서 완성되었는데. 덕분에 그림은 귀엽고 좋긴 한데 왜 미국 애들은 자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 캐해를 미친 소녀로 하는 지 모르겠다. 그리고 왜 자구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를 엮지 못해 안달인가 모르겠다. 전혀 다른데, 그냥 오즈의 마법사로는 쓸 만큼 써서(그리고 앨리스에 비해 너무 정상적이라(?)) 그런가. 그래도 어설프게 하느니 걍 좀 냅뒀으면. 선생님 SF 잘 쓰시던데 그 쪽에 집중하셔도««
  • 잠과 영혼 - SF에 대한 관심이 점점 시들해질 때 쯤이면 SF 세상에서 그렉 이건 단편집이 나와서 멱살 잡고 끌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난 이 이야기를 정말 좋아한다. …는 헛소리를 안 해도 진짜 SF 까먹나 싶을 쯤에 갑자기 또 나와서 아 나 SF 좋아했네 울부짖게 만드시는 분… 아직 번역 나올 단편집이 세 권은 더 있는 게 너무 좋고… 고양이가 등장하는 AI 이야기도 좋고 외계문명 이야기도 좋고 유전공학 블랙코메디도 좋고 조금 복잡해서 반쯤 알아들었나 싶은 음모론 이야기도 좋고 마인드 업로딩 같은 이야기를 우아하게 대체역사물로 풀어낸 이야기도 좋고…그래도 이번엔 간당간당하게 읽다 이야기가 안 이어질 정도까진 아니어서 다행이었고 하 이게 참 좋은데 이걸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KOSIS(국가통계포털) 자료 스마트 검색 만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