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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02606 책 후기

나는 이 말을 안 할 날이 있을까? 벌써 올해가 반이 갔다고 한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올해가 이렇게 가고 있을 수 있지? 뭔가 크게 하는 것도 없는데 시간은 그냥 후루룩 날아가 버린다는 하소연밖에 할 말이 없다 정말 너무해.

아아 나님아 책 좀 읽자. 정말 책도 안 읽고 무슨 낙으로 사는 건지 모르겠다.

늘 그렇듯 모든 책의 후기를 공개하지는 않으며 개인적인 취향에 기반한 추천은 볼드체로.

2026-04

  • 우리는 실리콘밸리에 속았다 – 오랜만에 스타트업 분위기에 다시 살짝 발 담가볼 수 있던 책. 아주 가끔은 이런 엉망진창 정신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혼돈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말도 안 되는 향수인 거 잘 알고 나는 창업가가 아니지. 이 저자이자 대표는 본인이 깨달은 것을 잘 실천했을까? 아마도 완전히 그러지는 못했으리라. 세상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하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며 가치는 늘 급한 일에 밀리기 마련이다.
  • 작별하지 않는다 – 4월 초에 읽으려고 미뤄두었다. 4.3의 이야기에 대한 기억. 부서질 것 같이 섬세하지만 끊어지지 않는 질기고 강한 이야기.
  • 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뭔지 알겠지만 작가의 전작을 읽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런 걸 기대하지 않았을텐데.
  • 조각나고 찢긴, – 쟁쟁한 여성 작가의 바디 호러 앤솔로지. 이상하고 엉망진창인 사람들의 몸에 대한 고딕 호러 이야기가 한가득. 대부분의 앤솔로지들이 그렇듯 좋은 이야기와 별로인 이야기가 섞여있지만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다.
  • 북과 남 – 결국은 영국 고전 로맨스 소설이지만(?) 산업혁명 시기의 노동 환경과 환경 같은 사회 환경과 여러 관점이 잘 나타나고 그로 인한 긴장감도 은은하게 이어져서 새로운 맛이었다.

2026-05

  •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느님 에세이의 베스트. 박완서느님이야 한국어 글쓰기의 신이시다… (새삼)
  • 1938 타이완 여행기 – 주변 사람들이 다들 추천해서 언제 읽어야지 하던 차 슬슬 유명해질 것 같길래 얼른 읽었고 역시 읽고 나니 더 유명해졌다 «<. 식민지 시기의 국제 친교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고 읽는 내내 배가 고팠다 흑흑.
  • 달리 – 달리의 일대기를 그래픽 노블로 나타냄. 이를 어떻게 그리더라도 본인의 그림들처럼 자신을 드러내기란 어렵겠지. 그래도 충분히 흥미로웠고 달리라는 피사체를 다룬 작가의 훌륭한 작품이었다.
  • 땅의 혜택 – 노르웨이의 대자연과 개간 서사는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고 목가적인 분위기도 아름답지만 읽는 내내 약간의 메스꺼움과 지루함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2026-06

  • 기계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 – 제목만 봐도 오늘날 우리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감이 딱 오지 않는가!! 그래서 읽었고 정말 읽어볼 만 했다. 늘 기술이 ‘언어’를 사용하게 됨으로서 모두에게 빠르게 퍼지고 사용되며 그로 인해서 사람들의 신뢰가 높아지고 기타 등등이라고 생각했고 ‘언어’는 늘 인간 사회에 중요했지만 그게 기술 사회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여러 전문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잘 정리해놓아서(심지어 책도 안 두껍다) 빌려서 읽었지만 읽고 나서 샀다. ‘LLM이 생성시켰거나 작성한 텍스트 내용은 최소 두 번은 죽은, 살아있는 말의 희미한 그림자이다.’ 라는 문장 너무 아름답고.
  • 인간 문제 – 오랜만에 읽은 한국 문학. 사실 고딩때 읽었지만 가물가물하고 그 때와는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읽을 수 있었다. 씩씩하면서 생생한 일제강점기 시절의 비극의 현실적 묘사란.
  • 이메르의 거미 – 치넨 미키토가 갑자기 호러 판타지 미스터리를 썼는데 ㅋㅋㅋ 난 호러 판타지인 줄 모르고 그냥 미스터리만 기대하고 읽었다가 약간 당황스럽긴 했지만, 워낙 미스터리를 잘 쓰는 작가라 흐임롭게 덮을 수 있었다.
  • 신 퇴마록 (1-3) – 하 나의 애증의 퇴마록… 늘 애정이 있어서 까는 퇴마록…이 새로 거대하게 나온다니 이걸 또 안 읽을 수 없지 읽고 애정 가득하게 까야지 하고 읽었고 정말…또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고 여전히 유치하고 문장 별로지만 또 읽다보면 잘 읽히고 계속 읽고 안 읽을 수 없고 대체 3권동안 인물 소개가 주고 사건은 제대로 벌어지지도 않았으면 뒤에서 무슨 난리를 치려고 하시는 건가요 (쿨럭쿨럭)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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