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폭발적으로 보편화되면서 사회 전반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ChatGPT는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마치 대일밴드처럼 LLM의 대표격 명사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다양한 사용자들이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공개된 정보는 제한적이었다.
마침 최근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에서 9월에 How People Use ChatGPT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행하여, 이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게 되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2년 11월 출시부터 2025년 7월까지의 ChatGPT 소비자 제품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며, 사용자 그룹과 사용 패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내용은 아주 새로울 것은 없지만 공식적으로 나온 최근 보고서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 연구는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자동화된 분류 파이프라인과 보안 데이터 클린 룸 프로토콜을 사용했다고 명시한 점도 흥미로웠다.
해당 보고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ChatGPT의 전례없이 폭발적인 성장 규모
- 2025년 7월까지, ChatGPT는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0% 에 해당하는 7억 명 이상의 주간 활성 사용자(WAU)를 확보함
2025년 7월 기준으로 사용자들은 일주일에 180억 건 이상의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으며, 하루에 25억 건 이상의 프롬프트를 전송함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 사이 메시지 전송량은 5배 이상 증가
2. 업무(Work) vs. 비업무(Non-Work) 사용의 분화
LLM에 대한 경제성 분석에서는 주로 유료 업무에서의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지만, 실제 사용 패턴과는 다소 차이가 있음.
2025년 6월 기준, 전체 사용자의 ChatGPT 메시지 중 비업무(Non-Work) 관련 메시지가 73%
두 가지 유형의 메시지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비업무 관련 메시지가 더 빠르게 성장함
AI가 유료 노동 외의 활동(개인 대화, 가사 관련 등) 미치는 영향이 유료 노동 활동 못지않게 크거나 심지어 더 클 수 있음
3. 가장 흔한 대화 주제
ChatGPT 사용의 거의 80%가 세 가지 광범위한 범주에 속함 (보고서에서는 크게 글쓰기, 실용 지침, 정보 탐색, 기술 지원, 멀티미디어, 자기 표현, 기타 의 7가지 범주로 내용을 나눠놓았다.)
1) Practical Guidance (실용 지침): 교육, 하우투(How-To) 조언, 창의적 아이디어 구상 등 사용자에게 고도로 맞춤화될 수 있는 활동. 이는 전체 사용량의 약 29% 를 차지하며, 시간이 지나도 그 비중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됨 (예: 목표에 맞는 맞춤형 운동 계획 요청)
2) Seeking Information (정보 탐색): 사람, 시사, 제품, 레시피 등에 대한 정보 검색으로, 이는 전통적인 웹 검색의 매우 가까운 대체재로 볼 수 있음. 사용 비중은 2024년 7월 14%에서 2025년 7월 24%로 성장
3) Writing (글쓰기): 이메일, 문서 등 디지털 산출물 자동 생성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제공한 텍스트의 편집, 비평, 요약, 번역 등. 2025년 7월 기준 전체 사용량의 24%
특이사항
- 업무에서 글쓰기의 중요성: 글쓰기는 업무 관련 메시지 중 가장 많이 나타난 주제로, 2025년 6월 평균 40%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경영 및 비즈니스 직종 사용자에게는 업무 관련 메시지의 52%를 차지
- 새로운 텍스트 생성 vs. 수정: 글쓰기 메시지의 약 3분의 2 는 사용자가 제공한 텍스트를 수정(편집, 비평, 번역 등)해 달라는 요청이었으며, 이는 새로운 텍스트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보다 많음
- 낮은 기술 및 정서적 사용 비중: 컴퓨터 프로그래밍 관련 메시지 비중은 전체의 4.2% 로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관계 및 개인적인 성찰(1.9%)이나 게임 및 역할극(0.4%)과 같은 동반자 또는 사회-정서적 주제도 매우 낮은 비중 차지
4. 사용자 의도 분석
연구진은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의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Asking(질문/조언 요청), Doing(작업 수행 요청), Expressing(표현)이라는 새로운 분류 기준을 도입해서 메시지를 구분함
- 전체 사용량: 메시지의 약 49%가 Asking (정보나 조언을 구하여 의사결정을 개선하고자 함), 40%가 Doing (챗봇이 결과물을 생성하거나 특정 작업을 수행하도록 요청함), 그리고 11%가 Expressing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함)
- 업무 관련 사용량: 업무 관련 메시지에서는 Doing이 56%로 우세했지만, Asking 역시 35%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
- Asking의 성장: 지난 1년 동안 Asking과 Expressing 메시지가 Doing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
- 품질 및 가치: Asking 메시지는 Doing 메시지보다 더 높은 품질로 평가받음 (분류기와 직접적인 사용자 피드백 모두)
연구진은 이 결과가 ChatGPT가 지식 집약적인 직업에서 특히 중요한 의사 결정 지원(decision support)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즉, AI를 단순한 작업 자동화 도구(Doing)가 아닌, 조언자나 연구 보조원(Asking)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5. 사용자 특성별 변동
- 성별 격차 해소: ChatGPT 출시 초기에는 활동 사용자 중 약 80%가 남성적인 이름과 연관되었지만, 2025년 6월까지 그 격차가 극적으로 좁혀져, 활동 사용자가 여성적인 이름과 연관될 가능성이 약간 더 높아짐
- 젊은 사용자 우세: 성인이 보낸 전체 메시지의 거의 절반(약 46%)이 26세 미만 사용자로부터 발생
- 소득 및 국가: 지난 1년 동안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 ChatGPT 사용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
- 고학력/전문직 사용자의 특성: 고학력 사용자와 고임금 전문직 종사자는 ChatGPT를 업무 관련 메시지에 사용하는 경우가 더 높으며, 업무 중 Doing보다 Asking 메시지를 더 많이 보내는 경우가 많음
6. 상호 작용 품질 : Good (좋음)으로 분류된 경우가 Bad (나쁨) 인 경우보다 3배 이상이었다가 4배 이상으로 빠르게 증가
ChatGPT로 대표되는 LLM 이 IT 노동자 외의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형태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고, 기존의 숙련된 고소득자 전문직 위주가 아닌 저소득 국가 및 젊은 사용자 등 성별, 연령, 지역 무관 여러 사람에게 다양한 형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여전히 많은 담론이 IT 지식인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AI및 LLM 관련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을 더 다양한 형태로 도와줄 수 있도록 발전해야 하고,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