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영화도 안 보고(대체 뭘 하는 거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제는 영화 보는 게 정말로 줄고 있어 영화를 따로 분류하는 것이 조금 무의미할 지경이다. 그래서 다른 거 쓸 때 같이 묻어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포스팅 하나 거리는 되는 것 같아서 일단 올해까지는 짧게나마 남겨두도록 한다. 또 모르지. 새해부터 갑자기 영화를 많이 볼 수도 있지 않겠어?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간단하게 꼽아본 이것저것
기간: 2024-12-28~2025-12-25 영화: 19개 그 외: 적당히.
올해의 영화: 씨너스(SINNERS)
- 후보: 국보, 원배틀애프터 어나더, 씨너스, 콘클라베, 퇴마록
올해의 애니메이션: 퇴마록
올해의 예능 : 크라임씬 제로
올해의 악역 배우: 숀 펜
영화 후기
- 나이브스 아웃:웨이크 업 데드 맨 – 사건 자체가 복잡하거나 트릭이 재밌거나 한 건 없었고 심지어 처음 사건은 예상 가능했으며 이번에는 아주 약간 헷갈려도 역시 배우 리스트만 봐도 보이는 범인… 하지만 화면도 예쁘고 계절에 걸맞는 성스러운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 거미집 – 왜 이제야 봤지 싶은 한국의 과거 영화사와 예술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절절한 애정 고백. 개인적으로 영화 속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참 좋았다.
- 국보 – 아아 이 재능이 좀 부족한 금수저와 재능은 가졌지만 배경을 얻지 못한 라이벌간의 애증 관계…이 아는 맛…하지만 언제 먹어도 맛있는 맛…에 답답하기 짝이 없는 가부키의 아름다움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집요한 연출이 합쳐지니 길어도 지루하지 않고 아름답기만 한 막장 영화가 나왔는데 내내 홀려 있었다.
- 석류의 빛깔 – 영상과 상징이 주가 되어 이야기가 아닌 이미지를 전달하는 예전 동유럽 영화들에 꽤 익숙한 편이라 그나마 봤고 화면들은 정말 근사했지만 권하기 쉽지 않다…
- 프랑켄슈타인 – 원작을 워낙 좋아하고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아꼈으며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상위권의 아름다운 미술을 자랑하며 배우들도 좋았지만 나 이 각색에 반대하며… [피노키오] 때부터 기승전 부자간의 화해 알겠는데 왜 그걸 여기다 녹임? 그렇게 그 이야기가 하고 싶으면 오리지널 스토리를 하든가… 자신 가족사는 좀 각자 해결했으면…
-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큼까지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며 다른 PTA 영화들만큼 좋은 건 아니었지만 배우들(특히 숀 펜 미쳤나봐…)도 좋았고 이야기도 씩씩해서 좋았다.
- 어쩔수가없다 – 박찬욱의 다른 영화들만큼 좋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술도 좋고 음악도 좋고 특히 [고추잠자리] 활용은 뛰어났으며 아는 술집이 나온다.
- 해피엔드 – 굳이 왜 애매한 SF적 배경을 썼는 지 모르겠지만 ‘서로를 아끼지만 우리는 여기까지구나’ 라는 툭 떨어지는 마음의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같이 텅 비어있는 음악도 좋았다.
- 모노노케 극장판: 원혼의 재 – 전작보다 조금 아쉬운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이 시리즈의 화려한 미술 너무 좋다. 다음 편 언제 나오니.
- 목요일 살인 클럽 – 책은 좀 읽다 질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영화로 보니 좋았다. 특히 캐스팅이 좋았다. 너무 다들 적역이고 특히 헬렌 미렌 캐스팅하자고 한 사람 상 줘라 두 번 줘라. 얼른 2편 나와라.
- F1 더 무비 – 대체 난 레이싱을 보러 온 건지 브래드 피트를 보러 온 건지. 굳이 브래드 피트를 이렇게 열심히 볼 생각은 없었는데요… 이 돈을 들여서 대체 왜 이렇게 찍었나 싶지만 뭐 인기 많았으니 됐겠죠…
- 케이팝 데몬 헌터스 – 노래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요 더피가 귀엽고 서씨가 깜찍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유어 아이돌 매우 취향이네요…
- 씨너스 – 아 이게 얼마만의 영화적 경험인지. 정말 화면 끝내주고 내용 너무 신나고 장르적 영화적 재미 너무 풀로 채워져서 영화 보고 나니 몸에 피가 도는 느낌일 정도였고 한 번 더 보고 싶었는데 아이맥스에서 하루에 한 번도 잘 안 해줘서 한 번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니 진짜 블루스랑 컨트리랑 배틀 시키는 거 누구 아이디어냐 상 줘라…
- 콘클라베 – 정말 신성하기 그지 없는 교황청의 조용한 서스펜스 너무 훌륭하고. 화면도 아름답고. 그러면서도 신성함을 잃지 않으면서 훌륭한 엔딩까지. 정말 좋은 영화였다.
- 미키 17 – 죽는 것은 끔찍하지만 계속 부활하는 사람을 신이 아닌 돌려막기용으로 사용한다는 끝내주는 아이디어와 이에 걸맞는 비틀린 사회에 귀여운 외계인 한 스푼.
- 퇴마록 – 30년 퇴마록 팬은 드디어 영상화에 대한 한을 내려놓고 성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편 언제 나와요.
- 서브스턴스 – 아이고 이렇게 끝나는구나 하는 순간을 수없이 뒤집으며 끝까지 달리는데 엄청나… 이미 여기서 끝나도 될 것 같으면 뒤는 사족인가 싶지만 그러기엔 너무 그 힘이 엄청나서 뭐라 할 말이 없고 데미무어 너무 훌륭하셔따…
- 월레스와 그로밋: 복수의 날개– 난쟁이 로봇은 기분 나쁘게 생겼지만 그래도 월레스와 그로밋은 귀엽지. 그로미이이이이잇
- 원더랜드 – 대체 왜…? 이렇게 허술하고 감동도 없는 이야기를…?
그 외 이야기
- 다 본 드라마 – 중증외상센터, 애마, 친애하는 X … (나머지는 다 보다 말았음)
- 그 외 다큐멘터리 몇 개… 이것저것…
- 서프라이즈가 끝나서 슬프다 MBC는 서프라이즈를 부활시켜라
- 크라임씬 다음편 언제 나와…
- 사실 올해 예능의 최고 임팩트는 크라임씬이지만 나와 은은하게(?) 함께 한 건 냉장고를 부탁해 였다… 꾸준한 소소한 웃음거리…
작년에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