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를 2023년엔 정리했다가 작년에는 까먹고 스킵했더라. 하지만 영화도 안 보고 공연/전시는 스킵하면 정말 살면서 재미난 걸 하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고, 전부터 분명 나의 생활의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내가 애써 아니라고 믿고 싶어한(인정하기 시작하면 거기에 내가 쓴 돈과 시간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공연과 전시를 이제 따로 분류해서 넣어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는 이 것들을 하나의 포스트로 묶어서 정리해 보도록 한다.
올해의 무언가
기간: 2025-01-01 ~ 2025-12-27
공연: 약 37개
(클래식/크로스오버/재즈: 13 국내외 팝: 6 창극/판소리/국악: 8 연극/뮤지컬 : 6 무용: 2 페스티벌: 2)
전시: 약 41개
(약 이라고 쓴 이유는 페스티벌이나 미술관 전시의 경우 여러 개가 있는데 그냥 퉁쳐서 셌기 때문에…)
다 각자 다른 개성들이 있는데 이걸 굳이 골라봐야 하나 싶었지만 그냥 다시 돌아본다는 느낌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 하나씩만 골라보았다. (해외에서 본 공연/전시는 여행 버프도 있고 해서 고려하지 않았다. )
올해의 콘서트
MUSE 내한 공연 : 어르신들 또 오세요 빠른 시일 내에…
올해의 배우
홍광호 : 아니 진짜 노래 너무 잘 하심 지앤하 미쳤냐고… 사람이 굳이 이렇게까지 노래를 잘 할 필요가 있는걸까
올해의 전시
조선민화전 : 진짜 보고 나면 복받을 것 같은(딱히 복을 받은 것 같진 않지만), 편안하고 쉬우면서 지루하지 않고 심심하지 않으면서 규모도 적당히 큰 좋은 전시였다 .
공연 후기
사실 공연 후기랄 것은 없다 대부분이 와 좋았다 역시 라이브로 보니 짱이네 대부분 이런 식이기 때무네… 그래서 딱히 추천 어쩌고도 없다… (어차피 추천해도 다시 못 볼 공연이지 않은가…)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접음. 자세한 후기는 클릭
- 라비던스 공연 (은평문화회관) -- 공립 공연은 항상 이 가격으로 이런 걸 봐도 되나요 싶고 흥타령 쿨타임도 떨어졌는데 뱅만년만에 공연한다길래 가서 보았고 역시 흥타령 올타임 레전드 세상 만사 부질없고 다른 곡들도 좋았다.
- 송소희 [Re:5] (노들섬라이브하우스) -- 재작년 여름에 우연히 싱어송라이터로 나선 지 처음으로 단독 공연한다고 신기해하던 송소희 공연을 보고 오오 훌륭한데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바이럴도 타고 잘 되어서 2년 반만에 큰 곳에서 단독 공연도 이틀이나 하고 모두 매진이고 심지어 이제 사람들이 스탠딩으로 떼창도 하고 하는 거 보니 참으로 잘 되었고 그만큼 무대매너도 늘고 즐거워 보여서 좋았다. 이제 셋리만 늘리게 앨범 계속 잘 내면 좋겠다.
- L'imperatrice Pulsar Asia Tour (신한카드 Sol페이스퀘어) -- 평소 종종 듣던 뮤지션인데 갑자기 내한을 한다니 뭐지 하고 예매했고 이런 음악은 보통 라이브랑 실제랑 좀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보컬도 이번에 새로 뽑은 분인데 잘 어울리고 신나고 연주 좋고 재밌었다. 하지만 운영은 좀... 공연장 규모에 맞는 표를 팔아라 대체 사람을 어떻게 우겨넣고 있는거야...
- 창극 [이날치전] (국립극장) -- 무난한 솔꾼 이야기고 다소 결과도 정해진 소리 배틀(?)이 좀 많아서 너무 길어진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줄타기 사물놀이 사자놀이 등등을 무대에서 라이브로 하는 바람에 그 규모와 현장감에 휩쓸려 지루함을 잊어버렸다. 뭔가 놀이문화 토탈패키지 같은 느낌으로 재밌게 봤다.
-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샤롯데시어터) -- 의도치않게 표를 얻어서 보았고 무난한 가족용 뮤지컬인데 원작 영화 본 지 뱅만년이라 이렇게 다웃파이어 아저씨 개념 이렇게 부족한 캐릭터였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답답한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을 애드립 라이브로 들을 줄이야...?!
- 사유의 방 x 양방언 [사유하는 극장] (국립중앙박물관) -- 사유의 방 테마 앨범이면 좀 더 미니멀한 앰비언트로 가면 어떨까 했지만 양방언은 본인의 스트링 오케 가득한 국악 양악 조합 놓지 않으시고.. 스토리 텔링이 들어갔는데 지루하지 않게 보기에 괜찮아서 가족 단위로 보기에도 좋았겠더라.
- MUSE (인천문학경기장) -- 나 뮤즈 좋아했네 아이고 아이고 십여년만에 봤지만 처음 본 것 같고 여전히 좋구나 아저씨들 좀 자주 와라...
- 연극 [프리마 파시] (2회, 충무아트센터) -- 여성 1인극. 이자람, 차지연 회차 관람. 1인극은 확실히 배우들의 극 해석에 따라서 굉장히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 새삼 알았고 덕분에 더 재밌었다. 극의 내용이 워낙 무거운데다가 배우들이 열연을 해서 보고 나면 정말 힘든데 이걸 두 번을 보다니 나도 참.
- BBC Proms [Vaughan Williams's 'A London Symphony'] (로열 앨버트 홀) -- 시간이 맞아 로열 앨버트홀 내부 구경도 할 겸 천당석을 예매했는데 갔더니 직원이 갑자기 1층 티켓으로 바꿔줬다.. 덕분에 로열필 공연을 1층 앞자리에서 5만원에 보았다...?! 다만 메인인 런던 심포니는 다소 지루해서 결국 졸았고.. 앞의 라스피기 로마 소나무 곡 연주가 정말 좋았고 두 번째 바협도 신나고 듣기 편했다.
- 연극 [Mousetrap] (St. Martins Theatre) -- 극장도 무대도 극도 클래식 그 잡채... 물론 대사의 반은 놓친 것 같지만 다행히 이미 알 만큼 아는 내용이라! 무대와 사람 변화 없이 일어나는 살인 사건 이야기 늘 재밌고. 그래도 140분동안 끝없는 영어대사를 듣고 있는 것 너무 힘들었다. 내가 영어를 잘 했다면 덜 힘들었겠지...
- 창극 [심청] (국립극장) -- 심청 창극 너무 많이 봐서 지겹고 심청 이야기도 질린다 싶었는데 현대 유럽 스타일로 내용 형식 다 뒤집는다고 해서 또 보았고 진짜 와장창창 뒤엎고 재구성해서 흥미로웠다. (덕분에 중학생 이상 관람가가 되었지만...) 국립창극단 배우들 새로운 스타일 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지만 덕분에 1도 안 지겨워서 보는 나는 좋았다.
- 무용 [일무] (세종문화회관) -- 종묘제례약 기반의 현대 한국 무용. 한국창작무용 메가크루미션 미술디렉터(아님) 정구호씨 공연 중 유명한 것 중에 유일하게 못 본 거여서 이번에 봤고 역시 그 사이에 인기가 하늘을 찌르셔서 표 겨우 구했다 하. 여전히 모든 춤의 군무화와 천을 아낌없이 쓰는 의상, 사람보다 천과 단체 이미지 중심 여전한 것이 역시 메가크루미션 최적화(야). 하지만 종묘 제례는 아무리 화려한 군무를 넣고 편곡을 조금 한다고 해도 졸립니다(...). 그래도 다 화려하고 우아하고 보기 좋은 군무 보러가는 거니까요.
- 이자람 [바탕] (강남씨어터) -- 자람느님의 판소리 갈라쇼. 단가와 심청전의 부녀 동냥 파트와 춘향전의 이몽룡-월매 재회/어사출두 후 춘향 재회 파트/ 심청전의 부녀 재회 파트 모음. 공연장이 크지 않아 소리꾼과 관객 거리가 가까워서 좋았고 이미 아는 이야기지만 판소리로 들으면 왜 다시금 재밌는지.
-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송도달빛축제공원) -- 1, 3일차. 공연들 다 좋았고 너무 길어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 레이어스 클래식 x 긴 요자들 [서 동] (국립극장) -- 민요의 클래식 현악 편곡에 민요 가창 콜라보.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긴 요자들 트리오가 흥미로웠는데 계속 뭔가 더 내면 좋겠구먼.
- 최백호 x 박승원 [청춘가] (국립극장) -- 국악 -- 팝 혼합 편성의 민요 연주에 최백호가 '노들강변' '상주아이랑'같은 민요를 불러주신다고. 거기다 이상한 편성(?)의 국악의 월드뮤직화한 연주곡들도 좋았다. 실패할 수 없는 공연.
- 서울시향 [에드워드 가드너와 제임스 에네스] (예술의 전당) -- 갑자기 표를 얻어서 보게 됨. 매우 좋았다 이런 표 언제나 환영이니 많이많이 주세요(?). 모든 레퍼토리를 처음 듣는데 다 좋았고 연주도 좋고 관악기 타악기 신기한 구성도 많아서 재밌었다. 멘델스존 슈트라우스 동굴과 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역시 음악가는 다양한 곳에서 굴려야 다양한 좋은 곡이 나오는구나(아님).
- [에반게리온 윈드 심포니] (경희대학교) -- 재밌었다. 하지만 이럴 거면 에반게리온 재즈 앨범 글로벌 판매부터 먼저 했어야 하는 거 아님...?! (여전히 못 구해서 고통받고 있음) 타카하시 요코쌤 노래 넘나 잘 하시고 다 아는 곡이지만 다 좋은 곡이고 이걸 취주악 라이브로 편곡해서 들으니 재밌었으며 신극장판 곡들 편곡 퀄이 좋았다. 가장 편곡 마음에 든 곡은 Tema principle.
- 무용 [단심] (정동극장) -- 심청을 백조/흑조로 나누어서 표현한 것도 좋았고 역시 정구호 미술 연출 답게 천을 아낌없이 쓴 옷들... 좋은 부분과 그저 그런 부분 모두 공존하는 공연이었다.
- 서울재즈페스티벌 (올림픽공원, 3일차) -- 오랜만에 좋았다. 공연은 너모 많아서 생략한다.
- Pat Metheny [Dream Box / MoonDial Tour] (GS아트센터) -- 팽만순씨의 바리톤 기타 자랑 + 찰리 헤이든과 미주리 샤라웃하는 두 앨범 중심의 오마카세(...) 솔로 공연. 오케스트레이션 앵콜 한 곡 하겠다고 온갖 장비를 가져온 것 너모 웃겼고 공연은 즐거웠다. 손 아프셨다던데 지금은 괜찮으신가 모르겠네...
-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국립극장) -- 신구, 박근형 배우 두 분은 큰 극장에서도 마이크도 안 쓰시고 연기 차력쇼를 하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아무말 대잔치라는 것 새삼 알겠구여...
- 연극 [헤다 가블러] (LG 아트센터) -- 연극 평에 배우 외모 이야기 하는 거 좀 실례일 수 있는데 이영애 실물 미모가 모든 평을 압도하는 걸 어떡하냐... 정말 사람이 어쩌면 저렇게 생겼지 실물 진짜... (이하 생략) 원작을 약간 현대 버전으로 각색하면서 이야기는 가지치기된 것 같고 역할도 좀 단순해진 느낌이 있는데 이렇게 빈 것을 무대 연출의 개성으로 옮긴 듯 한. 독특한 무대 미술과 핸드헬드 카메라의 적극적 활용이 인상적이었고 배우들도 좋았다 근데 아니 이영애가...
-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관악아트홀) -- 1부의 슈베르트 환상곡 바이올린 연주가 정말 인상적이었고, 2부는 르봉벡이란 클라리넷 앙상블 공연이었는데 잘 하는데 너무..너무...웃긴다 진짜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에요...
- 교향악축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의전당) -- 올해도 지휘자가 피협 피아노 치면서 지휘를 하는 진기명기 구경. 모짜르트의 대관식은 참 깔끔한 행사음악이고 또 말러 5번을 들으면서 타악기를 구경했다(말러 공연의 가치)
- Coldplay [Music of the sphere World tour] (고양종합운동장) -- 대통령 없을 때마다 오는 콜플(음?) 공연 올해도 갔고 6시간 스탠딩하느라 허리가 끊어질 뻔 했지만 오프닝 공연들도 좋았고 이번에도 화려하고 돈 들인 티 많이 나고 노래는 당연히 좋고 나 생각보다 콜플 좋아하네 (늘 하는 소리)
- 교향악축제-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의전당) -- 라흐 피협2번과 차콥 교향곡 4번. 레파토리 조합은 절대 실패없는 약속의 땅... 피아니스트 분이 잘 치셨고 앵콜로 친 슈만 예언자가 인상적이었다. 차콥 4번 굉장히 관악관악한 것도 좋았고.
- 판소리 [눈, 눈, 눈] (LG아트센터) -- 소리꾼 이자람 느님의 새 판소리 레퍼토리 전세계 초연(!). 어릴 때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마음으로 읽은 톨스토이 단편을 소리로 풀었는데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밌고 인간의 기본 선이란 무엇인가 싶고 홍차와 보드카가 땡긴다. 자람장군 만만세.
- 교향악축제-KBS교향악단 -- 모짜르트 바협 5번은 곡이 너무 익숙해서인가 심심했지만 뒤의 라흐 교향곡 2번은 화려하고 아름답고 좋았다.
- Paris Match 25주년 공연 (노들섬라이브하우스) -- 언제적 파리스 매치인가. 25주년이라니. 다들 나이가 들고 미즈노 마리 상은 세븐틴이 귀엽고 엄마의 마음으로 보고 있다 같은 말을 한다. 나도 나이를 그만큼 먹었구나 싶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반갑고 브라스 빵빵 라이브 재밌었고 보컬분 음색은 여전하다.
- Ludovico Einaudi 내한공연 (세종문화회관) -- 음악들은 라이브로 들으니 현의 불협화음이 팍팍 강조되는 게 끝내주게 불길하고 우아했다.
- 서울시립교향악단 [우리동네 음악회] (관악아트홀) -- 정말 작은 규모의 실내악단 연주였지만 그 나름의 재미가 있고 무엇보다 정말 열심히 펄쩍대는 지휘자분이 인상적.
- 창극 [보허자-허공을 걷는 자] (국립극장) -- 배삼식-한승석 콤비는 기본 이상은 내는 오리지널 창극 조합이지만 이건 세조 미화가 좀 빡세다보니 좀 집중이 안 되었다. 하지만 봄에 잘 어울렸다. 봄밤이란 여러 감정이 가볍게 떠오르고 누구나 가진 것 같은 향수가 모두에게 사무치는 아름다운 시간이지만 나에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절이요 이제는 오래된 농담처럼 무겁게 무겁게 늙어버렸다네.
- 국립국악관현악단 [창단 30주년 기념 베스트 컬렉션] (국립극장) -- 전형적인 국악관현악은 선호하진 않지만 그래도 베스트 컬렉션이다보니 들을 만 한 것이다. 씩씩한 초연곡이나 힘찬 OB모임 뱃노래 같은 건 들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 베르디, 레퀴엠(예술의전당) -- 콘서트홀 무대를 꽉곽 채우다 못해 투바 미룸에만 나오는 트럼펫은 대기실에서 불게 할 정도의 풀파워 오케스트라에 160명 가량의 합창단을 동원해서 풀파워로 쏘는 진노의 날 현장감 넘나 짱이고 정말 라이브 이 맛에 보는 거지 너무 재밌었다... 근데 진혼곡 듣고 재밌는 거 과연 맞나.
- 조원선 콘서트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 20년만에(...) 보는 조원선 라이브. 은퇴하셨나 했는데 건강 문제로 몇 년을 쉬시다가 나아서 다시 나오신다고. 그 때나 지금이나 라이브는 참 별로지만(?) 음색은 여전하시고. 건강해진 건 좋은 일이다 우리 모두 건강해요.
-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블루스퀘어) -- 스티븐슨이 좋아할 각색인지 모르겠고 나도 그닥이다만 홍광호는 정말 잘한다..너무 잘한다...어떻게 저렇게 잘 하지 다른 배우들도 좋았지만 홍광호 진짜... 그 취향 아닌 지금 이 순간도 1도 안 지루하더라..
전시 후기
전시 후기도 별 것 없다. 내가 미술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고 그냥 다양한 예쁜 것 신기한 것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이기 때무네… 그간 따로 결산을 하지 않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그저 목록 정리일 뿐이다. (박물관의 경우 상설전시는 넘어가고 특별전만 언급하는 걸로)
역시나 기니까 접어보자. 관심있으신 분은 클릭해서 확인.
- 이순신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 유료전시인데 그 정도 값 할 만하다 싶을 정도로 구성도 좋고 유물이나 자료도 방대하고 좋았다.
- 이슬람 미술전 (국립중앙박물관) -- 굳이 '미술전'이라고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이슬람 문화는 사회 미술 종교 과학 법률 모두가 하나된 문화이기 때무네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있고... 좀 더 큰 것들이 많이 있으면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도 없는 건 아니나 전시 규모도 생각보다 크고 큐레이션도 깔끔하고 좋았다.
- 마크 브래드포드 [Keep Walking] (APMA) -- 사회 문제와 차별에 대한 생각을 본인의 기억에 녹여 다양한 형태의 거대한 설치미술이나 이미지에 넣어서 직설적인 압도감이 있다.
- MET 로버트 리만 컬렉션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국립중앙박물관) -- 메트 로버트 리만 컬렉션 안 봤던 거 아니지만 국내 온 김에 한 번 더. (봤다고 해도 기억 잘 못 함) 다시 한 번 르누아르 피아노를 치는 소녀 공개 버전 3버전을 다 봤다는 걸 새삼 확인했고(...) 그 외에도 예쁘고 유명한 작품들 많이 와서 좋았다.
- 장 미쉘 바스키아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기호들] (DDP) -- 전에 전시때도 생각했지만 정말 바스키아... 취향인지 아닌지 몰겠지만 정말 올타임 힙스터 레전드고 싫어할 수가 없다. 이번 테마인 상징과 기호에 맞춘 전시 구성도 좋았고, 규모도 꽤 크고 마음에 들었다.
- [차원확장자] (SNU MoA) -- 시, 이미지, 악보, 코드 등을 활용해 다양하게 새로운 이미지를 끌어오는 추상 예술 전시였는데 이쯤되면 우리의 행위 모든 것이 미술인가 하는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몇 가지는 아름답고 몇 가지는 흥미로웠다.
- 이응노 [꼴라주: 이응노의 파리 실험실][문자로 만든 추상] (이응노 미술관) -- 이응노 최초 파리 전시 때의 콜라주 작품 추상 전시 기획전과 더불어 문자 추상 중심의 작가 시대별 전시가 올해상설 전시로 이어져서 같이 볼 수 있었다. 물감 살 돈이 없어서 신문지와 먹으로 색을 넣고 대신 질감을 풍부하게 넣은 추상 작품이 점점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 [호모 세라미쿠스][현대 도예 오디세이] 등 (경기도자미술관) -- 사실 여기는 쭉 살펴봐서 전시 별로 끊어서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지만... (분명 볼 때는 와 구성 신기하다 이러면서 봤는데) 도예의 세계 너무 엄청나서 다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에요 같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대부분이 물성으로 이루어진 미술이 주는 양감의 효과 굉장해... 익숙하지 않지만 좀 더 익숙해지면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겠지.
- [갈라-포라스 김] (국제갤러리) -- 자연 형태를 담는 수석과 이를 재배치한 것들. 재밌었다.
- [루이스 부르주아] (국제갤러리) --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시뻘겋고 신경질적인 전시.
- 김창열전 (MMCA) -- 좋았다. 초기 작품도 많아서 재밌고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구성도 좋았다. 제주 김창열미술관도 몇 번 갔지만 그래도 물방울 그림은 언제 봐도 오묘하고.
- [올해의 작가상](MMCA) -- 미술의 범위 이제는 정말 모르겠고 여전히 AI 응용 어쩌고 하는 미술들은 많은 경우 재미가 없다...
- 이탈리아 국립 카포티몬테 미술관 19세기 컬렉션(마이아트뮤지엄) -- 나폴리 풍경화가 좋았지만 작품수 적고 설명 판넬 비중이 너무 높아서 좀 당황스러운 전시였다.
- 마르크 샤갈 [Beyond Time] (예술의 전당) -- 생각보다는 작품이 적었지만 많은 그림들이 좋았고 특히 꽃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샤갈은 여기저기서 봐도 알록달록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
- [Dear Library] (스코틀랜드 도서관) -- 도서관에 바라는 점과 도서관의 사서들이 바라는 점 같은 것을 다양한 그림과 레고 등의 오브제로 만든 전시였는데 정말 귀여웠다.
- 스코틀랜드 작가 박물관 -- (처음 간 건 아니지만 그간 안 적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의 잘아인 로버트 번, 월터 스콧, 스티븐슨 세 명에 대한 전시로 크지는 않아도 꽤 깨알같지만 문제는 내가 아이반호도 안 읽고 로버트 번도 잘 몰라서 스티븐슨만 우와우와 하면서 봤다는 것이다...
- 왕실 초상화 컬렉션 (홀리루드 궁전) -- 스코틀랜드와 영국의 왕실 사람들의 초상화 전시인데 사실 난 이런 것에 별로 감흥이 없다...
- 스코틀랜드 내셔널 갤러리 -- (역시나 처음 간 건 아니지만)꽤 크고 종교화가 한가득이라서 압도당하면서도 도망가고 싶어지는데(취향 아님) 인상주의 전시실이 굉장히 잘 되어있고 알 만한 화가 및 작품들이 많으며(...) 스코틀랜드 근현대미술 전시실도 흥미롭다.
- 스코틀랜드 초상화 박물관 -- 초상화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현대의 이상한 초상화들은 천편일률적이지 않아 굉장히 흥미로웠고 사람의 이야기들을 같이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역시 재미가 없을 수 없다.
- Jubilee Museum (웨스트민스터 사원) -- 영국 왕실 역사 관련 물품들 전시인데 설명도 잘 되어 있고 의외로 재밌었다.
- Sir John Soane's Museum -- (역시나 처음 간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설계한 집에 본인의 수집품을 본인이 놓고 싶은 대로 배치한 수집가들의 로망 그 자체. 오랜만에 다시 와도 설레였다.
- 루이스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호암미술관) -- 강박적이고 불안하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인데다 조금은 폭력적이고 직설적이며 자기 분열적인 이미지가 한 가득. 이게 매우 고전적인 호암미술관 안에 가득 차 있다는 것이 또 하나의 아이러니였는데. 아니 작가분 정말 무슨 삶을 사신 거에요... 아니 근데 굳이 알고 싶진 않아요...
- 제임스 터렐 [The Return] -- 뮤지엄 산에서 본 것들의 일부의 축소판 + 약간의 스케치라 아주 큰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뮤지엄 산을 자주 갈 순 없으니까...?!
-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Paths to Modernity] (푸동 미술관) -- 야 이것이 대륙의 스케일이다 야... 이 커다란 공간에 비싼 작품들을 꽉꽉 채워놨어 이 정도면 오르세 미술관에 뭐가 남아있나 싶을 정도인데 오르세 장사 접었나(아님) 오르세도 안 간 것은 아니지만 아 이거 봤던 거다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았던 작품들을 중국에서 볼 줄은 난 정말 몰랐다네.
- 첸이페이 [A retrospective on art and legacy] (푸동 미술관) -- 정부의 인정도 받으면서 상업성 면에서도 성공한 유명한 화가인 듯 한데 처음에 문화대혁명 그림들에 좀 얼었다. 하지만 뒤쪽에는 중국의 다양한 풍경화와 사람들 그림이 있어서 괜찮았다. 티벳 사람들 그림이 좀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하고 취향은 살짝 아니었다.
- [도상과 추상] (SNU MoA) -- 다양한 형식의 추상화. 구성 작품들이 많아서 재밌었다.
- 요하네스버그 아트 컬렉션전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마이아트뮤지엄) -- 타이틀은 별로 의미없고 그냥 박물고 수장고전 느낌. 요하네스버그에 내가 갈 일은 아마도 없을 가능성이 크고 다양하게 알 만한 미술가 그림들이 잔뜩 있다. 이 미술관은 관객이 그림을 그대로 감상하게 하기 위해 대부분의 그림에 유리를 씌우지 않는다는 정책이 흥미로웠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들 컬렉션도 새로워서 좋았다.
- 불교미술전[불이] (가나아트센터) -- 대체 왜 민간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에요... 전시물 압도적이고 아우라넘치며 여유롭게 구경하기 좋았는데 진짜 왜 대체 이렇게까지 하는 거에요...
- 카와시마 코토리 사진전 [사란란] (석파정 서울미술관) -- 미라이짱 귀엽죠 나도 좋아해. 흐릿하고 예쁘고 온 세상이 사랑스러운 사진들이 여기저기.
- 수장고전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Art of Luxury] (석파정 서울미술관) -- 올해 상반기 여기저기서 수장고를 터는 통에 나는 좋았다. 다른 전시와 겹치는 느낌 분명 있었지만 신사임당 초충도 컬렉션 같은 것은 분명히 힘이 있다. (아트 오브 럭셔리 전은 그냥 수장고전 연장선으로 보았다.)
- 오세아니아 특별전 [마나 모아나] (국립중앙박물관) -- 낯설지만 흥미롭고 이국이란 단어가 이렇게 어울리는 지역이 있나 새삼 생각했고 인간-동물 조각의 망충미가 엄청나다.
- [한국 현대 미술 하이라이트] (MMCA 서울) -- 아아 이게 국립미술관의 파워다 싶은 한국 현대 미술을 엄청난 규모로 커버해 버린다. 구성도 깔끔하고 작품도 힘준 게 보여서 좋았다.
- 론 뮤익 전 (MMCA 서울) --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그나마 내가 간 시간에는 적은 편이었다만) 그렇게까지 많을 일인가 싶긴 했지만 실물보다 더 큰 사람들의 텅 빈 표정들 인상적이었다.
- 나이젤 벡, 루이스 네벨슨전, Cell Struggle 전 (장소 까먹음)
- 헤르난 바스 [필요와 불필요 사이의 공간] (장소 까먹음) -- 눈에 확 들어오는 알록달록한 그림들. 아이코닉하다.
- 조선민화전 (APMA) -- 규모도 크고 그림들 너무 귀엽고 세련되면서도 마음이 편해진다. 예나 지금이나 다들 그림 잘 그리고 복 들어오는 데 진심이고...
- 나카노미야 미술관 -- 전시 이름 까먹음. 별표에 진심인 작가 분이셨는데... 하지만 별표에 대한 광기(?) 외에는 기억이 잘...
- [UNDO], 또 제목 까먹은 일본 현대 작가전 (오사카 국립 미술관) -- 다양한 이미지가 흥미로웠음
- [건축의 장면] (SeMA 남서울분관) -- 상당수가 영상으로 이루어진 전시여서 내 취향은 살짝 아니지만 건축은 흥미로운 주제라서 적당히 즐거웠다.
- 반 고흐 전 (예술의전당) -- 자화상이나 슬퍼하는 노인 같은 유명한 그림은 당연히 좋고 연필 드로잉도 좋았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다...
- 카라바조 전 (예술의전당) -- 별 기대 없었는데 좋았다. 종교화 안 좋아하지만 넷플릭스 시리즈 [리플리]에서 카라바조 샤라웃을 엄청나게 했기 때문에 보러갔고 구성도 좋고 설명도 잘 되어있고 전시 규모도 크고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