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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썬으로 배우는 데이터 과학 - 번역 후기

오랜만에 역서가 나왔다. 거의 7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다 보니 번역 작업 자체가 오래 걸리기도 했고(솔직히 체감상으로는 800페이지는 나올 줄 알았다. 정말 해도해도 끝이 안 나더라… 이 정도 두께 너무 오랜만이었다 힘이가 들었다…) 시작할 때도 고민이 많았으며 책 나오는 건 늘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옮길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도 역시 나도 많이 배운 작업이었다.

소감은 인터넷 서점의 미리보기로도 확인 가능한 공개된 역자 후기를 일부 옮기는 것으로 대신한다.


처음 번역 제의와 함께 이 책의 원고를 받았을 때, 솔직히 말해 약간의 망설임이 앞섰습니다. 서점에는 이미 수많은 데이터 분석 입문서가 자리하고 있고, 저마다 훌륭한 내용을 갖추고 있어 이미 이 시장은 충분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니다. ‘내가 굳이 이 책을 번역해서 이 포화된 시장에에 한 권을 더 보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원고를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저의 생각은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데이터 분석의 기술적인 방법론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초심자의 눈높이에 맞춰 기본 개념을 충실히 설명하면서도, 각 분석 기법이 탄생한 배경과 그 안에 담긴 통계학적 의미, 그리고 현업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입문서를 표방하지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도, 한시적으로만 활용될 것 같지도도 않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데이터를 다룬다는 것’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두툼한 분량은 굳이 물리적인 무게에만 그치지 않았고, 저는 이내 ‘이런 책이라면 더 많은 독자와 만나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번역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습니다. 책이 다루고 있는 넓은 범위의 지식과 통찰을 우리말로 온전히 옮기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변환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요구했습니다. 때로는 하나의 개념을 더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민하기도 했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 논문과 자료들을 이것저것 뒤적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에게는 지난 시간 동안 쌓아왔던 지식과 경험을 되돌아보고, 기본기를 다시 한번 단단하게 다지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마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길을 오랜만에 다시 걸으며,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과 의미를 발견하는 듯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AI)이 많은 것을 해결해 주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버튼 하나로 복잡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지고, 정교한 예측 모델이 순식간에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려한 기술의 이면에는 여전히 데이터를 이해하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며, 분석 결과를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데이터 분석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원리와 철학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데이터 분석가와 데이터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은 물론, 이미 현업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분들에게도 자신의 지식을 점검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데이터라는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는 많은 분들에게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구매 링크: yes24 / 알라딘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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