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썬을 활용한 베이지안 통계(2판)> 번역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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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8년 전에 번역해서 출간되었던 [파이썬을 활용한 베이지안 통계]의 2판이다. 이번 달 초에 출간되었으며, 여전히 번역도 내가 했다. 하지만 이번 책은 1판과 달리 역자 후기가 들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늘 그렇듯 후일담이 없을 리 없다. 특히 1, 2판을 모두 번역했으므로 그 기분이 다소 남다르기도 하다.

이 책 1판은, 내 번역 이력 중 전무후무하게 내가 책을 들고 출판사를 기웃거린 책이었다. 물론 내가 제대로 읽고 싶은 요량도 있었지만, 데이터 분석가의 입장에서 베이지안 통계를 사람들이 더 많이 접하고, 더 많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은 실험 환경과 늘 다르고, 현실에서의 확률 분석에 베이지안 개념과 기법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통계학과에서도 일부 학교에서 고학년 대상 선택과목으로 되어있는 베이지안 통계에 대한 입문서 같은 건 워낙 찾기 어려웠고, 코드와 샘플 데이터를 같이 볼 수 있는 책은 더욱 드물었으며, 대부분의 원서 마저도 어렵게 느껴졌다. 그러다 발견한 이 책, ‘Think Bayes’는 꽤 흥미로웠고, 이 책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베이지안에 대해서 말하고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번역서를 내 줄 출판사 문을 두드렸고, 운이 좋게 내가 번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번역은 진행 과정도, 번역한 결과도 나름 재미있었고, 이 책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 지는 알 수 없고, 이 책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역시 알 수 없으나, 베이지안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1판의 아쉬움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코드에서 사용하는 라이브러리들은 업데이트 되어가고, 책이 얇아서 부담은 없지만 이 책만 보고 베이지안 통계에 들어서라고 하기에는 책의 설명이 조금 엷고, 실제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기에는 또 너무 이론적인 기초 위주라 다른 책의 예제를 같이 보면서 활용을 고민하는 것이 좋겠다는 점 등등. 물론 나의 번역도 조금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이 나중에서야 보이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2판이 나왔고, 번역을 하게 되었다. 사실 그다지 번역을 더 하고 싶었던 상태는 아니어서 책이 1판과 거의 비슷했으면 하는 마음도 살짝 있었지만, 그래도 2판은 좀 더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1판에서 번역상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너무 많은 것이 보완되다 못해서 (조금 과장하자면) 다른 책이 왔다.

일단 더 묵직하고, 일부 예제는 유사하지만 설명이 달라지기도 했고, 같은 예제가 다른 내용 설명을 위해 사용되기도 했고, 개념에 대한 설명은 좀 더 친절해졌으며, 다양한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면서 코드도 많이 달라졌고, 당연히 새로운 내용과 새로운 예제도 잔뜩 들어갔다. 그냥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1판을 거의 참고하지 않고 아예 새로 번역을 했다. (1판을 참고한 것은 표지의 물고기 설명 뿐이었다.)

그 과정은 다사다난했고 책의 양이 훨씬 늘어나는 바람에 (1판 기준으로 일정을 생각했다가) 기간이 빠듯해지기는 했고, 여러가지 불편하고 피곤한 날들이 있었다. 그래도 그럴 때 약 9년 전, 출판사에 어리버리하게 문을 두드리던 때를 떠올렸다. 그 때의 두근거림과 흥미로움, 새롭게 바뀐 책의 멋짐을 생각했다. 이런 마음과 함께 하는 번역 과정은 나름 꽤 재미있었고, 나에게도 많은 공부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책은, 전보다도 나은 베이지안 입문서 중 하나가 되었다.

이제는 (물론 어느 정도의 파이썬과 어느 정도의 통계 지식을 필요로 하고, 이 한 권만으로만 공부하기에는 여전히 아쉽기는 하지만 베이지안 수업을 언제 배우는 지를 떠올리면 이 정도면 굉장히 입문서라고 생각된다) 어느 정도는 우선적으로 베이지안을 찾는 데이터 분석가에게 처음 권해주기 좋은 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좋은 책을 2판까지 내 손으로, 1판보다 나아졌다고 생각되는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역자도, 1판보다, 이전보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있다. 그 노력이 몇몇 독자에게라도 닿기를 바라고, 이 책을 처음 접할 많은 사람들에게 나쁘지 않은 베이지안 프로그래밍 입문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Written on July 27,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