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혼란과 부재의 미덕
Post
Cancel

혼란과 부재의 미덕

팀 하포드의 [메시]를 읽었다.

팀 하포드라면, 그냥 같은 컨퍼런스 같은 트랙에서 내 전전 순서에 발표한 이 구역의 흔한 발표자…지만(야) 어쨌든 이 때 발표 제목이 아마도 ‘Ideas matter’였고 이 때 주제가 ‘혼란과 부재가 오히려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TED나 다른 데서도 하더니 아예 책으로 내셨다. 그게 이 책이다.

물론 이 책 자체를 추천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반쯤 의문이다. 이 책은 이 분의 다른 책과는 다르게,책 제목만큼이나 어수선하고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꽤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일부에 대해서는 꽤 강하게 동의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많은 규제와,완벽하고자 하지만 구멍이 있는 시스템 때문에 그런 것에 걸리지 않도록,시스템과 규제에 맞춰지도록 노력할 수 밖에 없고 그럼으로 인해서 괴로워하면서도 획일화된다. 그리고 오히려 무언가가 없고, 자유도가 높은 것에 대해서 더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너무 큰 자유도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워하고, 오히려 어느 정도 제약이 있는 브레인스토밍에서 더 높은 효과를 얻기도 한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비웠을 때 더 자유도가 높아지는 것과, 아무리 없애더라도 놔두어야 할 것은 무엇일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결과를 보고 막 갖다붙였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꼭 그게 성공적인 것이며, 제프 베조스가 인정받는 것이 꼭 다 좋은 것인가. 하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예와 이야기도 많은 책이다. 발표가 흥미로웠던 만큼이나.

그럼 이런 번잡한 데서 얻고자 하는 것, 번잡해서 망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얻는 건 어떤 차이인가. 결국 이것은 최종적으로 원하는, 궁극의 목표와 이를 위한 기본적인 본질에 관련된 것이다. 튜닝 안 된 피아노가 있더라도 거기서 훌륭한 즉흥연주가 나오려면 키스 자렛같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있어야 하고, 제대로 되지 않은 도로가 있어도 기본적인 질서의식이 없었다면 거기서 차들이 잘 다닐 수 없는 것처럼. 이럴 수록 불필요한 것과 어디서든 없어서는 안 될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최근 어느 지인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이 분의 발표가 생각났고, 사실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그래서 그 때 한 대화를 (를 문맥 삭제를 위해서 일부 편집했다)옮기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사람들이 여기에 매력을 느끼는 건,’이런 것이 없이도 이만한 게 돌아가는구나’라는 것 같아요. 오히려 불편한 많은 것들이 없어도 돌아갈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게 아닐까요.” 난 이 말에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https://brunch.co.kr/@cojette/38 를 옮겨옴)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리바이벌 -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소설이 너희들 것이라

    서비스의 실험에 대한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