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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영상(영화 등) 결산

Evangelion: 3.0+1.0 Thrice Upon a Time": o fim de um colosso em queda livre

작년부터 극장을 거의 안 가고 있다. 집에만 있다보니 영상류를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았다. 구독 중인 OTT 서비스는 잔뜩 있지만, 역시 집에서는 영상을 보기 너무 어렵고 드라마 같은 거 한 시즌 보려면 몇 달씩 걸리기 일쑤며 OTT의 찜 리스트에 꾸역꾸역 채워넣는 것이 새로운 취미가 되어버린 듯 하다. 평소에는 어차피 온라인으로 보던 EIDF같은 것도 계획만 짜고 거의 보지 않았고, 올해는 BIFAN은 온라인으로도 보지 않았다(온라인이 있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다시 마음 편하게 극장을 자주 갈 수 있는 때가 온다고 하더라도 내가 예전처럼 영화를 많이 보게 될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그 때를 기다리며 올해 본 것들을 정리해 보는 것이다.

기간: 2020-12-26~2021-12-25

영화: 31편

그 외: 적당히(…)

좋았던 영화 3

에반게리온 3.0+1.01

프렌치 디스패치

올해의 OST

카우보이 비밥 (넷플릭스)

올해의 시리즈

파운데이션 (사실 다른 거 본 게 별로 없다)


각각의 영화 후기

  • 매트릭스-레저렉션 : 무난하게 볼 만 하고 추억소환 장난없는 신구세대 적당히 섞은 즐거운 오락용 매트릭스 영화. 일부 사람에게만 기억 남아있는 테마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가볍게 봤다.
  • 스파이더맨-노웨이홈: 정말 엉망진창 대잔치 MCU와 스파이더맨에서 쓸 수 있는 떡밥 다 끌어다 썼네. 스파이더맨 진쯔 민폐고(…)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사시고 닥터 스트레인지 나오면 늘 화면빨이 좋아서 좋더라. 그나저나 난 윌렘 데포만 보면 그냥 웃긴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 어디갔어 버나뎃: 앞의 버나뎃이 이상하다는 걸 설명을 길게 하는 걸 좀 줄이고 그 입장을 좀 더 보여줬다면 더 좋았겠지만, 예민한 역 전문배우 케이트 블란챗은 늘 옳다.
  • 존 윅: 드디어 어쩌다 보았는데 아 개를 건드리면 정말 큰일난다는 것을 잘 알겠다 정말 끝도 없이 패네…
  • 프렌치 디스패치: 정말로 화면을 하나하나 짜넣은 듯한 완벽헌 예쁜 그림과 늘 그렇듯 좋은 음악에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같은 아무말 안에 넣은 예술과 저널리즘 예찬.
  • 듄(2021): 아맥 화면에 꽉차서 아맥 피케팅해서 보기는 잘 했고 화면빨 음악 좋고 매우 우아하다. 84년작을 린치 맘대로 만들었다면 그 전에 달리가 미술을 하는 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조금. 음악도 한스 짐머의 덕심 가득한 음악도 좋지만 요한 요한슨이 살아있었다면 어땠을까. 드니 빌뇌브 블레이드 러너는 이 영화를 위한 초심 스케치인 건 잘 알겠다…
  • 남한산성: 영화 깔끔하고 웅장하고 좋았다. 음악도 좋고 매끈하고 간결하다.
  • 나의 특별한 형제: 장애와 연대와 가족애 같은 이야기를 신파까지 가지 않고 허투루도 쓰지 않은 괜찮은 가족영화고 이광수 연기가 자연스럽다.
  • 소리도 없이: 전형적이지 않아서 괜찮았던 쓸쓸한 영화였다.
  • 오케이 마담: 추석에 보기 좋은 껄끄럽지 않고 액션 괜찮은 가족영화.
  • 밥 로스-행복한 사고, 배신과 탐욕: 대부분의 상업적인 무언가에는 항상 문제가 있지만, 그런 그림자가 ‘참 쉬웠’던 밥 로스에마저, 그것도 매우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은 조금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Joy of Painting은 참 좋다.
  • 마담 사이코: 굳이 이런 촌스런 제목을 붙였어야 하나 싶음(원제는 다름). 그런데 영화 너무 천편일률적이고 지루해서 스릴러가 이렇게 고구마 뱅만개여도 싶나 싶다. 하지만 이자벨 위페르…외로워서 미쳐가는 중년 연기의 달인…
  • 냉면 랩소디: 구성상으로도 [삼겹살 랩소디]보다 깔끔하고 냉면은 훌륭한 음식이지요 백령도 가보고 싶군(…)
  • 헤드스페이스-마음을 챙길 시간: 종종 나의 수면의 동반자지만 이건 그냥 미니멀 해드스페이스 앱이라 이걸 영상이라고 봐야 하나 참으로 애매하다아아.
  • 에반게리온 3.0+1.01 : 아아 그래 나쁘지 않은 마무리였어… さよなら、全てのエヴァンゲリオン。
  • 크루엘라: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신나고 눈이 번쩍번쩍 즐거운 영화.
  • 류이치 사카모토-에이싱크: 2017년 류이치 사카모토 파크 애비뉴 동명 앨범 공연 실황… 이지만 혼돈 속의 인생무상 주제로 만들어낸 걸작 앨범을 영상과 다양한 악기와 믹스를 통해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연주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예술로 느껴졌다.
  • 말레나: 아 드디어 다 봤네 모니카 벨루치는 정말 너무 아름답지만 내용 너무 시러서 버틸 수가 없었다…
  • 프라도-세기의 미술관: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의 고야나 베라스케스 등의 작가들의 작품과 건물과 마드리드와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를 엮은 다큐. 진행이 제레미 아이언스여서 해설 목소리가 좋고 진행자 비주얼이 프라도 미술관을 완성시키는 기분이 든다(…). 대체 스페인 국보급 미술관 소개에 영국 배우가 진행하고 배경은 내내 독일/오스트리아 바로크 음악인가 싶고(개인적으로는 좋다만) 이 쪽 미술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중간은 조금 지루했지만 극장에서의 간만의 미술관 투어는 나쁘지 않았다.
  • 미첼 가족과 기계 전쟁: 뻔하고 조금 진부하지만 아이디어가 좋고 발랄한 영화였다. 안면 인식 기술이 세상을 구한다!(?)
  • 노마드랜드: 밴을 타고 떠돌아다니면서 여러 삶을 접하고, 그러면서 ‘하우스리스’에서 ‘홈리스’로 거듭나는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사막의 풍광과 해질녘 파란 하늘이 잔뜩 나와서 좋았다.
  •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가 예쁜 하늘 그리겠다고 작정을 하고 이야기를 썼지만, 잘 나간 전작의 애들까지 까메오로 써도 이야기가 날라다니고 상징은 엉망이고 내 취향이 아닌 특유의 시그니처들은 여전해서 보는 내내 그냥 헛웃음만 났다.
  • 로켓맨: 엘튼 존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엘튼 존 명곡 많구나… 가사에 맞춘 엘튼 존의 삶을 서사로 이은 것이 꽤 흥미로웠고 보헤미안랩소디처럼 어색하지 않았으며 엘튼 존 최애곡 I’m still standing으로 마무리하는 삶의 희열이란.
  • 나쁜 영화들-더 무비: 개연성 없는 액션 스토리에 마동석 넣으면 개연성 생기겠지 응 그래…
  • 시동: 정신없고 산만했다. 캐릭터는 나쁘지 않고 웹툰 기반인 건 알겠는데 영화용 스토리는 좀 잘 다듬었음 좋지 않을까…
  • 승리호: 기대가 1도 없어서인지 생각보다 볼 만 했고(…) 모 님 말따마나 김치피자탕수육같은데 김피탕 가끔 먹으면 맛있지 않나 화면 뽀대가 무엇보다 인상적. 돈의 힘이 이렇게 훌륭합니다…?다만 자꾸 마을 조연으로 서프라이즈 배우들이 나와서 좀 집중이 안 되었고 악당은 비슷한 쪽이면 옥자의 틸다 스윈튼 정도 카리스마는 있었으면 좋겠다..
  • 캣츠-냥스타그램의 모든 것: 고양이 밈의 발달과 전문 냥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양이가 많이 나와서 좋지만 기분은 다소 애매하다. 여담으로 회사에서 넷플릭스파티로 본 건데 재밌었다.
  • 삼겹살 랩소디: 일단 음식 다큐는 기본은 하는데 게다가 돼지 이야기니 소재로도 기본 이상인데 백종원 메인에 적당한 연예인 배합으로 흥미도 있고 내용 구성도 매우 좋고 메시지도 괜찮고 크라잉넛 주제곡도 분위기 띄우기에 적절. 참 마음에 든 다큐.사실 다큐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여러가지 소재 하나하나에 ‘정말 진심인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는 건데, 돼지고기의 다양한 데도 정말 진심인 사람들… 다들 대단해…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화면도 내용도 결말도 참 예쁜 영화. 벤 스틸러가 예쁜 영화라니 어색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었고 무엇보다 아이슬란드으으으으으으으으… (오열)
  • 캣츠(2020): 굳이… 이걸…찍을 이유가 있었을까…(…) 나중에 뮤지컬 봐야지
  • 마 레이니,그녀가 블루스: 그냥 블루스 영화인 줄 알고 봤다가 세게 얻어맞은 느낌. 희곡 기반이라 대사량이 많고 화장에도 가려지지 않는 남북전쟁 이후 흑인의 삶의 무게란. 내내 마음 졸이게 오르락내리락한 역의 배우는 채드윅 보스만이었다는 걸 끝나고야 알았다. 넷플릭스에 같이 있는 다큐도 좋음.

시리즈물 후기

  • 파운데이션 (시즌 1): 배경이 예쁘고 일단 이걸 드라마화했다는 데부터 박수를 치고 싶다.
  • 러브, 데스, 로봇 (시즌2): 시즌 1보다 부담스럽지 않고 이야기가 귀여워서 좋다. 거인의 죽음 보고는 J.G.발라드 단편집을 샀다(…)
  • 카우보이 비밥(넷플릭스 드라마): …OST를 건졌지만 결국 끝까지 못 보고 포기.
  • Snoopy in Space(시즌 1, 2) : 우주과학 교육용 애니지만 스누피가 귀여우니까 오케이입니다.
  • 헤드스페이스-숙면이 필요할 때, 헤드스페이스-명상이 필요할 때: 전형적인 명상 영상이지만 무난하고 귀엽고 편하다.

작년의 후기는 이랬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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