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새로운 데이터 분석가와의 랑데부를 위하여(1)
Post
Cancel

새로운 데이터 분석가와의 랑데부를 위하여(1)

같이 일할 후보(여기서 후보는 어떤 팀이기도 하고 내가 속한 팀과 같이 일할 대상이기도 하다)와의 랑데부를 위해서 우리는 사전에 서로의 궤도를 확인하고 맞춰보는 일을 한다. (서류 검토 절차를 넘어간 경우) 이는 일반적인 경우 ‘면접’ 혹은 ‘인터뷰’라는 말로 대표되기 마련이다. 보통 나의 경우 랑데부 검토의 데상은 같은 업을 하는 데이터 분석가, 혹은 데이터 관련 엔지니어나 매니저, 일반 매니저 직책의 사람이다.

인공위성의 랑데부를 위해서는 가능한 선에서의 조정을 통해 동일한 궤도를 돌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랑데부 전에 확인할 절차란 나와 상대의 궤도가 적절한 리소스를 투입해서 조정할 수 있느냐다. 실제 인공위성과는 달리, 이런 경우는 (물론 개인의 노력이 조금 더 많이 필요하지만) 서로의 궤도를 조금씩 조정해야 하고, 이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 지를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파악해야 한다.

이는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고, 나도 사실 여전히 의문과 실수와 후회가 많다. 그 와중에 데이터 분야는 아직 생긴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 와중에 변화무쌍하기도 하고, 도메인이나 회사별 특성에 따라 업무 분야가 달라지는 경우도 왕왕 있어서, 어떤 프레임을 잡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그나마 나의 경우는 양쪽의 위치에서 모두 적지는 않은 사전 확인 경험을 해왔고, 변화무쌍한 직군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변하지 않는 것들은 있고,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아주 가끔은 하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물론 서로의 궤도를 맞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의 특성을 탈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내가 기존에 어떤 팀에 속해서 개인을 선택할 때 보게 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그나마 덜 개인적이고 아마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재밌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소속이 애매할 때에 하기 적절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니어 분석가(~5년차 미만)

아무래도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연차다. 이직 자체가 잦은 연차기도 하고, 경력을 전환하는 경우도 있고, 신입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 회사에서도 부담이 없다보니(?) 시니어 분석가보다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뽑게 되기도 한다.
많은 주니어 분석가 분들의 경우 개인의 궤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데이터 업계에 대한 환상’ 이었다. 시니어의 경우 이 업계에 어느 정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분석을 할 생각이 있어서 지원을 했을 것이므로 -아주 간혹 꿈을 찾아 길게 헤메는 분도 계시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적고 그런 경우는 다른 기준으로 바로 파악되기 때문에 예외로 해주다- 업계에 대해 더 이상의 환상은 없지만 그럼에도 이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니 상관이 없다. 하지만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사회에 심어준 환상은 엄청나고, 그 환상에 경도된 분석가들이 매우 많다. 물론 꿈꾸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일한 어떤 곳도, 그리고 아마도 일하게 될 어떤 곳도 그 꿈을 채워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분들이 그리는 궤도는 나나 팀이 그리는 궤도와 다를 수 밖에 없고, 꿈의 힘이 강력한 경우 그 분들의 궤도를 같이 맞추다 보면 궤도 이탈을 하게 되어 버린다. 이는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에너지 낭비고 손해다. 그래서 내가 가장 주의깊게 보았던 것은 ‘데이터 분석 분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가, 이런 환상이 깨져도 괜찮을까’ , 라는 일종의 업에 대한 궤도 유연성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공부를 열린 마음으로 계속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였다. 주니어 분석가 후보자들의 경우 대부분 역량 스펙트럼도 엄청나게 다른 분들이 많고, 굉장히 다양하다. 하지만 어차피 데이터 분석 쪽은 정말 많이 익히고 배워야 하는 업이기 때문에 웬만한 경우 - 특히 주니어 분들은- 본인 노력에 따라 같이 일하는 기본 능력은 금방 익히고 빠르게 변하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크게 부담을 가지지는 않았다. 다만 ‘본인 노력을 쏟을 수 있느냐’의 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특히 이런 것이 (일단 마음가짐이라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분이 어디가서도 이 업을 하기에 힘이 들 것이고, 같이 일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니어의 경우, 정말로 실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그 실력은 단편적이고 이론적인 것이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데이터 분석의 경우는 주니어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그 도메인이나 회사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것을 다양한 출처에서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편 에 이어서 계속….)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추천 서비스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새로운 데이터 분석가와의 랑데부를 위하여(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