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요즘 책을 안 읽는 게 너무나도 티가 나는데 어쩌겠는가 캔디크러시프렌즈와 프렌즈타워에 돌돌 말리고 있는 것…아이고 아이고.
그 와중에 한동안 나가 있던 읽기력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기분이지만 어쨌든 슬슬 벌써 사람들이 읽은 책 정리를 하고 있을 뿐이고 나도 거기에 동참할 뿐이고…흑. 그러다보니 이번 분기 넘나 단촐한 것…
(역시나 추천은 볼드체. ~ 2018/12/15)
2018-10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이제는 가물거리는 [생각에 관한 생각] 내용 환기로는 꽤 좋았고 그 뒤의 이야기들도 알게 된 건 아주 조금은 흥미로웠지만 전반적으로는 좀 TMI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이 되기 전에: 말 그대로 명사들의 짤막한 꼰대질(?)을 담았다. 다만 너무 많은 말들을 담다보니 이야기도 중구난방이고 뭐 다들 좋은 말이고 이 중에 너에게 도움되는 말 하나쯤은 있겠지 + 하나만 잘 새겨도 좋겠지 같은 느낌이다. 이 사람의 다른 베스트셀러도 이런 거라면 안 읽고 싶고 다시 명상을 좀 해봐야겠다 정도(…)
기획은 패턴이다: 예쁜 공간구성의 사례도 좋고 기획자에게 필요한 포인트를 범주화한 것도 좋지만 내용이 너무 다 좋은 당연한 이야기 뿐이다.
초격차 : 권오현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 조직, 전략, 인재에 대한 경영 철학을 정리한 글. ‘제조업 리더’라서 아주 조금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많은 생각과 경험이 녹아있어서 우직하고 단단한 힘이 느껴지고, 굉장히 바르면서 의외로 답답하지 않다. 쉽고 흥미롭기도 하여 한 번 읽어봄직하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 너무 쉽게 쓰려고 하다보니 다 뭉뚱그리고 가십 위주의 글이 된 것 같지만 그래도 적절한 주제 환기 용으로는 괜찮은 책. 내가 사랑하는 두 책 [괴짜 경제학]과 [틀리지 않는 법]은 고전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운다.
2018-11
한국 남자: 한국의 남성과 여성이 사회에서 어떤 현상을 겪었고 어떤 위치에 존재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꼼꼼하면서도 담담하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좀 많이 굉장했다. 이 책을 대형 서점에서 서서 읽는 짧은 머리 여성이라서, 괜한 시비가 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스치듯이라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타샤의 계절: 타샤 튜터의 1년의 행사를 모아 특유의 따뜻하고 예쁜 그림으로 소개한 책. 타샤 튜터를 이해할 수 있는 엑기스만 모아놓은 기분이 들고 참 예쁘다. 예쁘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옛날에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보다. 매우 길고 풍자도 풍자지만 만담이 가득한 이야기. 생각보다 고양이 시선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적었지만 충분히 흥미로웠다.
위스키는 어렵지 않아 : 아아 그래 위스키 입문서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빅데이터를 지탱하는 기술 : 책 참 조으다. 기업의 데이터 생태계 기술 지도를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잘 담아냈다. 현재 회사에서 데이터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기 위한 교양서로 딱 좋고 (조금 과장해서) 데이터 조금이라도 다루는 사람들에게 다 읽혀야 할 것 같다(…). 나도 많이 배웠다(물론 이건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여…).
무지와 편견의 세계사: 과거부터 근대까지의 (카톨릭과 왕권의) 독선과 이에 대한 대항의 사례와 의견을 서술한 책. 역자 후기에서 나온 번역 제목의 왜곡을 읽는 내내 느껴서 더 불편했다. 관용의 역사 정도로 심플하게 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2018-12
라마와의 랑데부 : 기억이 거의 나지 않아서 오랜만에 다시 읽었고 굉장히 아름다운 미지와의 조우를 다시 보았다.
고맙습니다 : 사람에 대해 애정과 관심이 많았던 달필인 사람의, 본인의 삶을 마무리하면서 쓴 에세이 모음집. 글 하나하나가 삶과 죽음을 얼마나 차분하고 따뜻하면서도 흔들림없이 보고 있는지 그 정명함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나의 생애’의 마지막 문단은 다시 읽어도 아름답다.
결국 못 하고 끝난 일: 여전히 못하는 것들에 대한 많은 귀여운 그림과 이야기. 하지만 아직 살아있는 동안, 할 수도 있을 지도 모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나도 못 하는 것들이 수 만 가지지만, 아직 끝이 난 것은 아니니까. 못 한 채로 끝날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러면 또 어떤가.
일하는 마음 : 변화무쌍한 사회에서 막막함과 답답함의 줄다리기를 타며 조직 생활을, 자신의 일을, 꾸준히 잘 해나가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들. 쉽고 희미하고 일부는 아주 다가오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는 편안하면서도 마음을 다잡게 하는 문구들. 일하는 사람들에게-특히 적지 않게 일해도 갈피를 못 잡는 나같은 사람들- 추천.
신의 망치: 라마를 읽다가 생각이 나서 읽었는데 역시 비슷한 테마지만 이 쪽은 아포칼립스 쪽. 우주의 힘과 그에 대한 두려움을(대상의 이름이 라마와 칼리라는 데서부터 극명히 드러난다) 매우 우아하면서도 사실적으로-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상상하지 않던 때에!- 그려냈다. 아아 역시 아서 C.클락 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