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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책 결산

요새는 정신을 놓고 사는데 그러다 사람들이 ‘올해의 책’ 이야기를 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올해는 책도 얼마 못 읽었고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어째서 시간은 이렇게 잘도잘도 흘러가는가. 그래서 얼른 정신을 차리고 일단 읽은 책들을 쭉 정리해 보았다. 올해는 책을 많이 못 읽었다. 예년보다 3~40권 덜 읽은 것 같다. 하지만 어차피 취미생활로 읽는 것 양이 그렇게까지 중요한가. 읽힐 때는 열심히 읽고 안 들어오면 안 읽고…다 그런 것이라 크게 상관은 없는 것 같고 그래도 좋은 책들은 여전히 좋았다. 물론 늘 그렇듯 개인적 취향이 듬뿍 반영되었지만, 원래 독서란 개인적인 경험인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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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 관련 땡땡땡

올해의 책 관련 이벤트

올해도 책 번역을 한 권 했습니다 : 처음으로 어린이 과학책 번역을 해 보았다. [Make:짜릿한 과학 공작소] 라는 책이고요… 전부터 관심이 있던 Make 시리즈에 숟가락도 얹어보고 조카들에게도 자랑질을 할 수 있는 즐거운 기회였습니다. 올해는 하고 있는 게 하나도 없네요. 올해 뭘 시작하고 있어야 내년에 나올텐데(보통) 내년에는 책 관련 이벤트는 하나도 없는 오랜만의 해가 될 것인가…

올해의 책

한낮의 우울 (앤드류 솔로몬) : 올해는 꽤 전부터 이 책은 올해의 책이 될 것이라는 기분이 명정하게 들었고 그 기분이 역시나 반 년 넘게 지나면서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뚜렷하게 근사했던 책. 우울증에 대해서 다각도로 조심스럽게 면밀히 접근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놓치지 않았던 책. 아이슬란드에서 눈보라에 하루 종일 호텔에 갇혀서 하얀 밖의 세상을 보면서 따뜻한 차와 함께 이 책을 읽던 시간은 내가 경험한 가장 아름다운 시간 중 한 구간이었다.

올해의 소설

조지 R.R.마틴 단편집 2 -꿈의 노래 : 올해는 쭉 살펴보니 소설책을 거의 안 읽었다. 그나마 읽은 소설들 중에서는 훌륭한 소설도 많았지만 역시 [샌드킹]의 킹왕짱 우아하고 멋짐은 독보적인 것이다… 물론 다른 단편들도 좋았지만.

올해의 잡지

매거진 F : 식재료를 주제로 한 매거진 B처럼 예쁨예쁨한 매거진. 식재료다보니 내용도 기본적으로 구미가 땡기고 예쁘고 이야기도 충실하고 흥미롭다. 최근 다양한 잡지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확실히 눈길이 가고 나의 전 회사와 상관없이(…) 잡지는 잘 챙겨보고 있다. 물론 하지만 제 최애 잡지는 여전히 스켑틱입니다 스켑틱 보세요 두 번 보세요 (아무말).

올해의 작가

뭐 누구 꼽겠습니까 당연히 조지 R.R. 마틴 이지. 아 그러니까 제 취향 아닌 왕좌의 게임 말고 샌드킹이나 피버 드림 같은 작품도 좀 더 써주세요 핡핡.

올해의 만화

이 건 (작가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넘나 대작이라 꼭 한 번 따로 언급하고 싶었다. 슈뢰딩거의 고양희 (반바지) 라는 전무후무한 SF단편 만화책인데. 트위터에 연재했었지만 정말 그 연재작 한 번 나올 때마다 감동을 금치 못했으며 책으로 한 번에 몰아서 보니 그 감동이 넘쳐나서 정말이지.

올해의 Top 7

(올해의 책 10권에서 올해의 책/ 올해의 소설 / 올해의 만화 를 제외한 나머지 책들이다. 당연히 순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 초격차 (권오현)
  • 한국 남자 (최태섭)
  • 빅데이터를 지탱하는 기술 (니시다 케이스케)
  • 일하는 마음 (제현주)
  • 우아한 관찰주의자 (에이미 E.허먼)
  •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브라이언 크리스찬, 톰 그리피스)
  •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맥스 테그마크)

가능하다면 하루에 여덟 시간에서 열 시간 정도, 매일매일 책만 읽고 살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그 이상도 좋겠다. 책 읽기 말고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 이동도서관 트럭에서 책을 빌리기 시작한 일곱 살 때부터 난 늘 이 모양이었다. 프랑수아 라블레의 표현을 빌리자면, “나는 태어나기를 이렇게 생겨먹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강박적으로 책 읽기에 매달리는 이유를 안다. 나는 다른 곳에 있고 싶어서 책을 읽는다. 그래, 지금의 우리 사회가 그나마 합리적으로 살 만한 세상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책이 제시하는 세상은 그보다 훨씬 낫다. 가난에 시달리거나 뭔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조 퀴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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