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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책 결산

Books are a uniquely portable magic. - Stephen King

나의 연말 정산 중 그나마 기다리는 사람들이 계시는(…) 컨텐츠인 책 결산 시간이 왔습니다.(와아아아) 그러합니다 어느덧 올해도 얼마 안 남고 제 주변 사람들은 벌써 올해의 책을 정리하고 계시니 나도 질 수 없다는 기분이 되었을 뿐이고. 이전 4개월 정리 글에서도 썼지만 올해는 너무 읽은 책 수가 저조해서(물론 책을 많이 읽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고 책의 분량도 다 달라서 수치를 완전히 정량화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 되면 대략 비슷하게 나와야 하는데 올해 읽은 책 수는 대략 기록이 안 날아간 근 10년 간 읽은 책 수 중에서 두 자리는 올해가 처음이다.) 몇 안 되는 능력 중 하나인 빠른 문해력까지 떨어진 것인가 하고 좀 많이 두려웠다. 하지만 대략 다시 속도와 흥미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정말로 최소한 나의 아끼는 취미인 독서에 대해서는 새해에는 더 괜찮을 것 같다는 희망이 있다.

올해도 저의 매우 사적인 책 결산 아무말 대잔치를 읽어주시고 계실 분들에게 다시 한 번 미리 감사를 드리면서.

범위

  • 기간: 2018년 12월 18일 ~ 2019년 12월 20일
  • 대상:  작년 2권 + 올해 80권 = 82권

올해의 책 관련 땡땡땡

올해의 책 관련 이벤트

감수를 또 했다!: 원래는 다른 이벤트가 있었어야 하지만 나의 게으름으로…(운다) (내년에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끝내고 다른 이벤트를 만들고 말 것이다)

의도치 않게 갑자기 연락을 받아서 딥러닝 레볼루션 이라는 책의 감수를 맡았다. 전혀 연이 없던 일반 교양서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신기했고 재밌~고 피곤한~었던 경험이었다.

올해의 책

팩트풀니스 : 아 올해는 정말 문학책을 올해의 책으로 뽑고 싶었고 분명 걸출한 문학책들이 리스트에 없던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 도저히 다른 책을 꼽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이제 하도 여기저기 추천해서 더 할 여력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혹여나 궁금하신 분은 이 책의 추천사가 포함된 이 글을 참고해 보자.

올해의 문학

종이 동물원: 올해는 소설을 많이 못 읽었지만, 많이 읽었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 책을 안 꼽았을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말 전 세계에 중국 SF의 위상을 알린 ‘삼체’시리즈도 이 분이 거의 재창작하지 않았나(이 작가는 ‘삼체’의 영어 번역가기도 하다) 싶은 생각이 심하게 드는 것이다. SF에 이렇게 다면적인 감정을 다양하게 넣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단 재밌고 감동적이고 슬프고 신나고 아주 그냥 막막.

올해의 작가

뭔가 장르문학 작가만 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모르겠고, 당연히 켄 리우 고 하아 진짜…너무…(말을 잇지 못한다)

올해의 만화

요즘 연말 들어서는 간만에 만화책을 전자책으로 열심히 달리는 중이긴 한데, 그래도 역시 나의 벗 나의 사랑 와카코와 술이 계속 함께 해주어서 기쁘다.(…)

올해의 Top 10

(올해는 읽은 책이 없어서 10권 제대로 꼽히려나 했지만 그래도 내가 고른 책들인데 괜찮은 책 어딘가에 있겠지. 암여.) 늘 그렇듯 순서는 상관없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허지원)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백래시 (수전 팔루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로버트 M. 피어시그)

배드 블러드(존 캐리루)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이언 모리스)

계획된 불평등 (마리 힉스)

종이 동물원 (켄 리우)

(테드 창)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킴 스콧)


생각보다 긴 기간동안, 정말로 책이 안 읽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소설책은 정말 읽기가 힘들었다. 나는 예전부터 (특히 우리 나라) 사람들이 왜 그렇게 소설책을 안 읽고, 굳이 추천해줘도 그 재밌는 것들이 그렇게 재미없다고, 왜 읽는 지 모르겠다고 심드렁해 하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이 삶이 힘들고 시야가 좁아지면 타인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 그 와중에 텍스트로만 접하는 세계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얼마나 피곤한 일일까. 길게 같이 지내는 사람도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마당에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즐기는 것은 얼마나 두뇌의 노동을 요하는 일인가. 논리적이고 직접적으로 삶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에 비해 이런 책들은 얼마나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같은가. 다행히, 이런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을 경험해 보았고, 최근 그나마 다시 얼마 전보다는 책을 좀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이 들었다.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곧 돌아오리라 믿으며. 새해에는 다시 소설책도 더 읽을 것이다. 분명 여전히 즐거울 거라는, 엷은 희망이 있다. 책은 오래도록 내 옆을 지켜준 마법같은 존재였고 그 마법은 지금도 유효하니까.

다른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진실보다는 자기 진실이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의 내면을 억압적으로 지배하며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을 가로막는 것, 곧 교양 있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속박에서 벗어나는 자만이 자기 진실에 이를 수 있다.

  • 피에르 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올해의 분기별 읽은 책 감상은 다음과 같다.

201901~201904 책 로그

201905~201908 책 로그

201909~201912 책 로그

또한 작년의 책 결산도 궁금하신 분은 확인해 보세요.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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