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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02506 책 후기

정말이지 나는 벌써 지난 후기를 쓴 지 벌써 세 달이 지났고 벌써 반 년이 이렇게 지나버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은 갔고 책 읽은 거 보니 어케 살긴 살았네 그려. 그렇게 지난한 시간이 또 흘렀고, 이제는 아마도 좀 나아지겠지.

늘 그렇듯 여전히 읽은 모든 책의 후기를 쓰는 것은 아니며 개인적 취향에 의한 추천은 굵은 글씨.


2025-04

  • 기브앤테이크 : 베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좋은 이야기인데, 사실 사례가 너무 과하게 많아서 나중엔 좀 지치는 면이 있따. 그리고 이런 건 늘 그렇듯이 결론이 먼저고 그에 맞는 근거를 찾아다 끼우는 식이라 크게 감명은 없었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고 요즘 간혹 나오는 이상한 주장에 이상한 근거인 책 같은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이다.
  • 토볼트 이야기: 로베르트 발저의 어떤 캐릭터 토볼트가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는 산문과 시와 각본을 모은 것. 이 작가의 이야기가 늘 그렇지만 우아하기 짝이 없는, 쓸쓸하지만 외롭지는 않은, 관조적인 이야기들. 삶이란.
  • 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는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좀 있고 불호인 책이 많은 편인데 이 책은 좋았다. 깔끔한 경찰 추리물. 캐릭터도 좋고 이야기도 간결하고 추리도 흥미롭고. 다만 표제작이 제일 심심한 건 뭐 그럴 수 있지.
  • 카탈로니아 찬가: 시의적절했던 조지 오웰의 스페인 내전 참전기. 기자다운 건조하면서도 생생한 내용과 강한 정치적 시선, 그리고 그걸 흥미롭게 풀어내는 문장력.

2025-05

  • 고독한 용의자: 홍콩의 습한 회색 기운이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사회 분위기도 잘 살리면서 트릭도 깔끔하고 이야기도 잘 정돈된, 잘 읽히는 좋은 추리물. 찬호께이는 취향은 알겠지만 판타지 그만 쓰고 이런 것 좀 더 많이 써줘라.
  • 제르미날 (1, 2): 이거야말로 마라맛 막장소설(중의적 표현) 그 자체… 야 이렇게 막장 상황 묘사를 자극적이고 끝내주게 하는 것이 자연주의구나(야). 에밀 졸라 이름 때문이 아니라(…) 유명세가 있을 만 하구나 진짜.
  • 수학, 진짜의 증명: 수학의 개념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따스한 이야기. 동양인 여성 수학자라는 저자의 소수자성과 사회 이야기를 수학의 논리에 녹여서 설명하려는, 하지만 절대 수학이 뒤로 가는 것이 아닌 시선에 늘 감탄하곤 한다.
  • 물리학이 잃어버린 여성: 제목과 달리 이야기가 너무 물리학 역사 근본이라 좀 당황스럽고, 그러다 갑자기 끝에서 페미니즘 급가속 밟는 것도 좀 당황스러웠다. 물론 해설을 보면 조금 이해가 가긴 하나 그러기엔 영어 제목을 많이 바꾼 한글 제목이 좀 과하지 않았나.
  • 이제야 보이네: 김창완 늘 좋아하는 편이고 참 글도 그림도 잘 쓰는 분이 쓴 차분한 에세이인 것도 좋았지만 그 시선이 너무 중산층 이상 남성의 그것이라 아 부럽네요 하하하 하게 되는 순간들이 조금 있다.
  • 빛과 실 : 이제는 다들 읽었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은 정돈된 버전으로 다시 읽어도 아름다웠고 관조적이고 예쁜 사색도 좋았다.
  •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시즌 3: 이 시리즈는 계속 보고 있고 그림과 이야기가 함께 하는 추리는 늘 즐거운 것이에요. 메일 보내고 웹 찾아보고 해야 하는 게 약간 번거롭지만 암호가 판쳐서 귀찮기 그지 없던 2권보다 덜 번거로운 것도 좋았다.

2025-06

  • 카프카와 함께 빵을 : 문학과 대중문화에 대한 카툰. 발랄하고 귀여우면서도 독특한 풍자적 유머까지 함께 하는 근사한 카툰이 한가득이고 영국문학이나 영화 등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번 읽어보시면 실망하지 않을 것…
  • 위건 부두로 가는 길: 광부 생활 르포타주인 줄 알았는데 르포는 이용당한 사회주의 샤라웃하는 에세이였다. 좀 더 나이들어서 쓰면 달랐을까 싶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조지 오웰의 르포타주는 재미 없을 리 없다.
  • 하우스도르프 연결 공간: 반-바지 님의 SF 만화는 늘 볼 때마다 굉장한데 이걸 모아놓으니 그 굉장함이 몇 갑절. 하지만 늘 감탄하는 것과는 별개로, 과학과 수학에 대한 경이를 넘은 낭만이 너무 많아서 가끔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게 항상 그럴까, 늘 그렇게 아름다운 것일까. 하지만 그건 그거고 늘 심금을 울린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AI시대의 다이나믹 프라이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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