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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후기

이 글은 2014년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기록해 온 글이다.

수많은 도보 여행자를 위한 길 중 가장 유명한 코스. 제주도 주위 및 일부 섬을 두르는 길로, 점차점차 늘어나서 어느 덧 26개로 늘어났다.

개인적으로 원체 걷기, 제주도 모두 좋아하니 올레길을 싫어할 수가 없다(…). 일단 어디를 가든 제주의 바다와 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길은 언제 봐도 매력적이고, 익숙하면서도 뭔가 다른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은, ‘가까운 듯 하면서도 모르고 있던 세계가 여기 있었다.’ 는 느낌이 들게 한다. 사람도 정말 없어서(…올레길이 요즘 사람 많아지고 상업적이 된다지만..그건 유명한 몇 길만 그렇고..아직 멀었어 아직 멀었어) 그래서 늘 열심히 열심히 걸어다니고 있다. 그래서 정보 공유+홍보 겸 방문 후기를 모아서 정리 중.

열심히 걷다보니 만 10년 만에(2011.07~2021.06) 모든 코스를 다 돌았다. 원래 올레길 종주같은 걸 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었고, 그냥 사람 많은 거 싫고 걷기 좋아하고, 그래서 제주도 간 김에 한 두 개 걸었던 것이 계속 쌓였다. 딱히 계획같은 거 세우지 않고 가방 둘러메고 제주도로 내려가면 길이 있었고, 이왕이면 안 가 본 길 가고 싶고, 그러다보니 10개 20개 되었고 이렇게 된 거 다 채우자 싶었다. 그렇게 26개 코스를 쓰다보니 다 돌았다 (다 돌고 올레센터에서 패스포트 인증받으면 메달도 준다는데 원래 완주 목표가 있던 건 아니니 패스포트나 그런 걸 사서 인증했을 리 없다…) (수정: 다 돌았다고 생각했는데 3번 코스와 15번 코스가 두 개의 버전으로 분화되었다(기존 길은 A코스고, B코스 추가) (2022.03 확인). 덕분에 아직 미완 상태로 돌아왔다.)

이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걸어도 될 것 같다. 사실 10년된 길은 이제 가물가물하고, 강산도 변할 기간이니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코스가 바뀐 곳도 있고.

  1. 정보
    • 공식 홈페이지
    • 직접 느낀 주의 사항 * 물은 필수 (올레센터 등에서 물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물통을 챙기자). 비상약이나 간단한 먹을 것도 꼭 챙겨갈 것. 중간에 가게 안 보이고 한없이 걸어야 하는 길도 많음. 비오는 날은 우산보다 우의가 좋음(제주도 바람이 워낙 세다. 특히 비바람.). * 제주올레 홈페지에서 코스의 난이도 등의 정보를 숙지하고 간다.
      • 그냥 걷는 거라고 쉬울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간에 제대로 쉬기 어려운 데도 많음(사람은 정말 없어서 혼자 걷다가 바닥에 그냥 앉아버린 경우도 n번 있음). 비상시를 대비해서 주변의 이정표를 확인해 놓는 것도 필요. 올레길의 한 두 코스를 제외하면 네트워크가 잘 터지는 편이므로 카카오택시를 부를 수 있으나 택시가 없거나, 차가 들어올 수 없는 길이 있기도 하며, 여러 위험상황을 고려해서 올레 안내센터 전화번호 등 적어서 가는 것도 방법이다. 핸드폰 배터리도 떨어지지 않게 보조배터리 등도 챙길 것.
  2. 후기
    • 1코스: (2013년 3월) 시흥초등학교-광치기까지. 혼자 다니던 여자 분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여자 혼자 올레길 다니는 것에 대한 엄청난 경각심 및 주의가 요구되는 계기가 되었음. 그 와중 초반에 있는 오름을 끝에 돌게 되어 마침 날도 어두워지는데 오름은 죽어도 못 가겠어서 사실 오름은 안 올라가고 패스했음.(어두운데 혼자 오름 가려고 해봐. 살인사건 난 지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무서웠다구.) 성산일출봉을 보면서 바닷가를 도는 길이라 일단 기본적으로 예쁨. 동쪽이라 오전에 가면 더 예쁠 듯. 성산 일출봉 외에 사실 크게 볼 것은 없는 길이지만 일단 예쁜 바닷길인게 어디인가.
    • 2코스: (2013년 3월) 봄에 가면 유채꽃밭을 엄청 볼 수 있음. 길이 험하지도 않지만 아주 크게 특색있지는 않음. 마을 구경과 바다 구경을 적절히 할 수 있음.
    • 3-A코스: (2013년 3월- 2015년 2월 완료). 길다. 사람 없다. 험하다. 이 세 가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극강의 코스. 하지만 예뻐서 포기할 수 없다. 제주의 숲과 오름과 바다와 마을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중간의 김영갑 갤러리는 서비스 서비스. (김영갑씨가 왜 사진을 여기에 전시했겠는가. 여기가 워낙 예쁘니까 그렇지.) 하지만 올레길 중 몇 안되는 20km가 넘는 길인데다 오름에 바다 돌길 등등이 있어서 험하고 길다.
    • 3-B코스: (2022년 3월) 3-A보다 1시간 가량 짧고 오름이 없는 평지다. 단 초반에 A와 갈라지는 길이 오름 대신 돌로 쌓은 해안장벽 위를 걷기 때문에 절벽의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지만 걷기 조금 힘들고 비오는 날에는 다소 미끄러울 수 있다.대부분 바당오름이지만 예쁜 숲길도 지나고 바다목장의 절경은 A, B코스 모두에서 놓칠 수 없는 절경이다.
    • 4코스 : (2015년 2월) 길다. 심심하다. 길다. 길다. 거기다 중간에 험한 해변 길이 툭툭 튀어나와서 당황스러운 경우가 있음. 기본적으로 바닷길이라 바다는 징하게 볼 수 있음.
    • 5코스: (2015년 2월) : 바다를 많이 보고 길이 편했다.비가 많이 왔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 6코스: (2011년 7월)몇 안되는 난이도 ‘하’ 코스. 말 그대로 해안도로길을 열심히 걷는데 그 와중에 길지도 않다고 보면 됨. 쇠소깍, 정방폭포 등의 관광지와 항구, 시장, 공원 등도 있어서 길에 화장실 및 편의점, 식당이 없어서 지칠 일도 없고, 눈이 지겨울 일도 없다. 관광 와서 가벼운 올레길 체험(?) 코스로 추천.
    • 7코스: (2011년 7월) 개인적으로 올레길 중 가장 아름다운 코스 중 하나라고 생각함. 심지어 내가 갔을 때 미친 듯이 비가 오고 한참 강정 해군 기지 문제로 시끄러울 때여서 경찰들과 시위하는 분들이 포진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사실 길 막아놨는데 몰래 갔…) 한 걸음 한 걸음 풍경이 너무 근사했음. 길이 길지는 않고 오름도 없으나(물론 날씨+상황이 워낙 다이나믹해서 걸을 당시에는 길이 무진장 길게 느껴졌음) 벼랑 및 바윗길이 좀 많이 빡셈. 비나 눈이 올 때는 추천하지 않음. 시작하는 데가 아마 대장금 촬영한 데였던 걸로 기억.
    • 8코스: (2011년 7월) 중문단지를 지나가는 길이라 중국인들이 좀 있음(…). 길이 길고 모래사장이나 돌길 걷기는 여의치 않아서, 접근성은 좋고 언덕이 없어서 쉬워보이나 보기보다는 피곤한 길.
    • 9코스: (2021년 6월) 2시간도 안 걸리는 매우 짧은 길(7km가 안 된다)이지만 매우…힘들다. 월래봉 하나로 이루어진 길. 지도에서는 중간부터라고 되어 있지만 포구 지나는 순간부터 바로 산에 진입한다. 길도 험한 편. 오르막이 험해서 역방향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산봉우리가 그렇듯이 위에 올라가면 기분이 좋아지고 길이 꽤 호젓해서 좋기는 하다.
    • 10코스: (2011년 7월)여기도 바닷가가 예쁨. 산 구경도 할 수있음. 길지도 않음. 여름에 가면(덥겠지만) 해수욕장도 근처에 많아서 해수욕장 온 김에 슬슬 걸어도 됨. 도착지점 모슬포항에는 무려 맛난 고등어횟집과 방어횟집과 매운탕집 등이 다수 분포(?)하고 있음.
    • 11코스: (2020년 3월) 높은 봉(모슬봉)과 험하지는 않으나 매우 넓은 곶자왈이 이어져 있어 길고(거의 20km) 중간에 쉴 곳이 거의 없는 고난이도를 자랑하는 길. 하지만 모슬봉에서 바라보면 산방산과 한라산을 시야에 한 번에 담을 수 있으며 그 이하 제주도 남단이 쫙 내려다보이는 절경을 맞이할 수 있고, 제주에서 가장 큰 신평 곶자왈은 정말 마법의 숲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 것 같은 아름다운 야생의 숲이다. 안에는 천서향이 잔뜩 피어있어서 그 향에 공기마저도 신비스러운 느낌이 드는, 몽환적이고 아름답고 다리아픈 곳.
    • 12코스:(2014년 2-3월) 길이 험하진 않지만 긴 편. 마을과 오름과 바다와 절벽 등등을 볼 수 있음. 초반의 끝도 없는, 사람이라고는 볼까 말까인 밭길 마을길의 길이는 3코스와 비슷할 지경이라, 한없는 밭과 지평선을 보면서 도닦기 좋음.(하지만 이 와중에 비가 퍼부어서 힘들었음). 정줄을 놓고 수양을 하면서(…) 통과하면 슬슬 새떼와 특이한 벼랑이 눈길을 끌고 그러다 봉 하나 올라가면서 생이기정 바당길과 차귀도의 조합은.. 레알 7코스에 버금가는 내가 본 올레길 중 최고의 근사한 풍경 중 하나임.
    • 13코스: (2014년 3월) 몇 안 되는 육지 길이어서 기대 안 하고 갔다가 건진 의외의 대박. 숲 좋아 하시는 분이 있다면 강추. 제주에서 사려니숲도 이제는 사람이 많아지고 길도 넓어졌고, 비자림은 너무 인공미가 돈다고 생각하면 이 길 강추. 특전사숲길/고사리숲길/고목 숲길 등등 정말 영화나 뮤직비디오에서 나올 만한 숲길을 걸을 수 있음. 용수저수지의 철새들이 한꺼번에 날라다니는 광경도 장관이었음. 다만 길이 뜬금없이 중간에 나무들이 넘어가거나 하면서 끊겨있던 건 조금 에러. 중간에 낙천리 아홉굿마을이라는 데가 있는데..여기 좀 무서움., 부제 의자마을인데. 어떤 의자 덕후가 3-4층 건물 만한 나무 의자들을 만들어서 여기저기 세워놓고 읍사무소 등등에도 다양한 모양의 나무의자들이…덕후의 냄새가 나다 못해서 밤에 보니 정말 좀 무서웠음.
    • 14코스: (2016년 12월) 비양도를 보면서 바다를 한바퀴 돌 수 있다. 입소문 자자한 금능 해변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바닷길은 정말 예쁜데, 바닷길이 좁고 험하다. (정말 무서웠다 왜 나를 이런 데다 보내능가…) 다니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화를 내면서 무서워하고 있는 그 길.
    • 15코스: (2016년 12월) 예쁜 바닷길과 오묘한 밭길을 계속 지난다. 이 길이 맞나 싶으면 맞구나 싶었던 특이한 동네길. 아주 간혹 동네 분들이 ‘여기도 올레길이래! 세상에’ 하는 식으로 수군거리는 것을 들을 수 있다. 길은 길어서 그렇지 그렇게 험하지는 않았던 곳. 난대림이 예쁘고 인상적이다. 하지만 길다. 길다.
    • 16코스: (2016년 12월) 예쁘고 호젓하다. 역시나 험하지는 않지만 길다. 아무 생각 없이 걸으면 참 좋지만 어떤 특색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리고 끝났다 싶으면 길이 계속 있었던 건 함정. (…)
    • 17코스: (2017년 3월) 꽤 길어서 지친다. 용두암은 예쁘지만 이전에 봤었고 바닷길도 예쁘고 길지만 조금 심심하다. 무수천을 따라가는 길은 갑자기 조금 당황스러워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매우 일반적인 올레길이기는 하지만 아주 큰 특색은 없다.
    • 18코스: (2017년 3월) 여러 모로 굉장히 올레길스러운 길. 일단 시작점(및 17코스 끝점)이 아주 조금 미뤄지면서 제주 시내의 문화재 투어;; 가 모두 18코스로 넘어와 버렸다. 덕분에 제주 시내 및 제주도의 유일한 석탑, 비석거리, 4.3 마을터와 만세 공원 등의 역사적 현장들 등 제주시의 문화재 투어에 좋다. 더불어 바당과 오름과 마을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심심하지 않게 제주도의 이모저모를 즐길 수 있는 것도 포인트. 그 와중에 해변도 다양하고, 꽤 호젓하다. 중간의 오름 두 개가 잠시 뜨악하게 하고 은근히 공사중이어서 가기 애매한 길이 꽤 있었던 점만 제외하면 전형적인(?) 올레길이라고 봐도 되겠다.
    • 19코스:(2017년 3월) 역시나 매우 길다. 다만 함덕 서모봉(서우봉) 해변이 정말정말 예쁘다. 협재 애월 다 갖다버려도 되겠다 (…요즘에 여기가 뜬다는데 이해가 간다). 오름이 조금 빡세지만 이 정도면 다 이해해 주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
    • 20코스: (2013년 3월) 짧지만 오름이 두 개나 있어서 차마 쉽다고는 못 하는 길. 하지만 오름+바닷길+마을길의 배합이 잘 되어 있고 교통편도 좋은 편이며 나름 깨알같은 맛이 있어서 뭔가 제주도의 제대로 된 요약판 같은 느낌이 드는 길임. 그 와중에 조금 흥하는(?) 예쁜 카페들이나 음식점들도 은근 산포되어 있으니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길임.
    • 21코스: (2013년 3월) 역시 짧고, 그 와중에 길도 평탄하지만 마지막 산이 쫌 높음(그래서 돌아갔음(쿨럭)). 이 길이 생기면서 제주를 한 바퀴 도는 올레길이 완성되었음. 하지만 너무 짧고(섬을 제외하면 가장 짧음) 저녁에 돌아서 큰 감흥은 없던 걸로.
    • 1-1코스: (2013년 3월) 다 같이 돌자 우도 한바퀴. 명불허전. 정말 예쁨. 우도란 정말 좋은 섬임. (날이 맑아서 더 그랬는지도). 다만 내가 갔을 때 바람이 험하게 불어서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게 단점. 그래도 배가 뜬 게 어디임.
    • 7-1코스: (2011년 7월)간간히 시내를 돌아서 중간에 편의점 및 화장실 접근이 용이하기도 하고, 폭포도 있어서 좋은데..문제는..문제는…(오름도 아닌) 산이 2개임.
    • 10-1코스: (2020년 3월) 가파도 코스. 가파도의 청보리밭은 진리다. 새파란 하늘과 새파란 바다, 바다 건너 방산과 한라산과 송악산을 배경으로 탁 트인 녹색의 청보리밭이 깔려있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좋았다. 고도도 거의 없고 길도 짧아서(1시간) 봄에 즐기기 좋은 곳. 비경도 이런 비경이 없다.
    • 14-1코스: (2018년 10월) 오설록 뒤의 이런 데 길이 있어? 싶은 곳을 휘휘 돌면서 숲을 헤쳐나가다 보면 호젓한 길이 나온다. 마을 길과 숲길이 이어져 있고 적당히 트인 언덕도 있다. 중간에 만든 길 답게(?) 헤매기 좋은 길도 있다.
    • 18-1코스: (2017년 3월, 미완) 추자도. 바닷길도 멀고 가서도 언덕이 많으며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두 섬을 잇는 길로 길고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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