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중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었을까.(책, 영화는 이전 포스트에서 했으니 제외)
늘 그렇지만, 한 해를 돌아보면서 중요했던 무언가들을 생각해보고 골라보는 건, 늘 재미있는 일이고, 아마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아마도.
(2016.12.25~2017.12.23)
올해의 이벤트
이직
어딘가로 움직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내 이벤트는 그래서 매번 이사와 이직이고, 다른 이벤트가 들어올 여유 따위는 없고, 이렇게 살아도 과연 괜찮을 것인가 생각하지만, 괜찮지 않다고 내 삶이 다른 사람의 삶이 되는 것은 아니고, 이 역마살 이제 그만 좀 떼어내고 싶다고 하지만, 내 인생이 이렇게 생겨먹은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하지만 모두 내 선택이고 내 선택에 대해서 후회한 적은 없고, 후회하더라도 어쩌겠는가 싶은 것이고.
올해의 전시
에셔전
드디어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오래오래 기다리던 에셔 전시회가 드디어 국내에서!!!!! 2회뛰었고 정말 좋았고 나중에는 네덜란드 가서 현지에서 보고 올 것이다..규모도 전시 내용도 모두 마음에 들었고 두 번 갔어도 많기는 커녕 더 갔어야 하는 것이다. (아, 전시 범위는 국내 한정이다. )
올해의 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올해는 어쩌다 보니 미술관미술관한 여행들을 다녀서 미술관들을 잔뜩 보는 호사를 누렸지만, 미술관만 따로 한 번 꼭 꼽아보고 싶었다. 정말 구겐하임 하아…전시품도 좋지만 미술관 자체도 너무 예쁘고 편하고 훌륭해서 천국에 미술관이 있다면 그건 구겐하임같은 형태일 거야 라고 생각했다.
올해의 여행
벨기에+프랑스(5/1~5/8)
여행은 다 좋다. 배멀미와 무릎 염증으로 고생한 제주도도 좋았고, 출장 겸 다녀온 뉴욕도 즐거웠고, 호연마을에서 굴러다니는 건 언제나 신난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올해의 여행이라면 벨기에+프랑스 조합을 빼놓을 수 없다. 맨날 로망으로만 보던 루브르/오르세/퐁피두도 다 가고 프렌치 레스토랑도 가고 맛난 와인도 마시고 프랑스 생각보다는 즐겁구나 이랬지만 어쨌든! 야 내가 맥주 마시러 벨기에 수도원 다녀온 사람이다…게다가 마그리뜨! 마그리뜨!! 이런 호사 괜찮은가! (두 번 운다)
올해의 게임
모뉴먼트 밸리 2
WWDC에서 최고의 성과는 역시 이 게임 발표 아니냐 (틀림). 나 정말 나오자마자 받아서 울면서 하고…여전히 화면 너무 아름답고 이야기 너무 따뜻한 것이다…너무 금방 끝나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었다…
올해의 공연
메탈리카 내한 공연
정말 그냥! 스트레스 풀러 갈까 말까 하다 그냥 간 거였는데!! 간 보람 너무 짱짱 느끼는 공연이었고 할배(?)들 너무 열심히 연주하시고 (베이비메탈때문에 컬처 쇼크도 받고) 5시간 스탠딩이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다아아아아아.
올해의 드라마
Westworld (Season 1)
작년 드라마지만 드라마를 매우 보기 힘들어 하는 나는(사실 올해 시즌 하나 이상을 다 본 드라마는 두 개밖에 되지 않는다. 다 보다 말았다…orz) 작년부터 기대해 마지 않던 이 드라마를 이제서야 다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마이클 크라이튼 조나단 놀란 찰스 유 안소니 홉킨스 만세 삼창 부르고요. 묘하게 대놓고 [멋진 신세계]의 [쥬라기 공원]판 변주를 만들어내는데 너무 신이 났다고 한다.
올해의 맥주
WestMalle Draft-Half and half
베스트말레 듀벨과 트리펠을 반씩 섞은 생맥주. 베스트말레 수도원에 가야 마셔볼 수 있는 아름다움.
올해의 식사
In Paris (Ze Kitchen Gallery)
코스도 맛있었고 와인도 맛있었고 아름다운 식사였다. 친구와 열심히 돈 벌어서 이런 데 또 와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더랬다. (…)
올해의 사진
사원증 사진
네 제가 검은 후드 원피스에 광선검을 합성한 사원증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사원증 사리사욕에 이용하는 거 넘나 좋구요(야).
올해의 지름 (+올해의 노래)
오디오 시스템(스피커+오디오 인터페이스 )
사실 올해는 이것저것 많이 질렀다. 데스크탑도 갑자기 뻗고 오디오도 고장나고 핸드폰도 바꿨다. 사실 가장 유용한 것은 롱패딩인지도 모른다(롱패딩 만세. 이 것 없던 겨울로 이제는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뱅만년만에 만지느라 하도 삽질을 많이 해서 며칠을 마음고생을 했고 튜닝용(?)으로 틀어댔던 Bossa Baroque는 원래도 인생곡이기는 하지만 정말 지겨워 질 정도로 온갖 소리로 들을 수 있었고 이 노래는 그래서 졸지에 올해의 노래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 걸 통해서 바흐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를 듣고 있으려니 너무 아름답다.
올해의 숲
인제군 자작나무숲
내가 살면서 실물로 본 가장 아름다운 숲. 사진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고…정말 mind-blowing 이라는 순간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아름다움이었다.
올해의 말
주문.피청구인 박근혜를 파면한다
설명 생략.
사는 게 그다지 재밌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나름대로 즐겁게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어떻게든.
덧. 작년의 땡땡땡은 대강 이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