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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01912 책 로그

정말로 나의 11월 이전 독서 기록은 엉망이구나. 물론 그래도 좋은 책들을 읽긴 했지만, 웬지 그나마도 겨우 읽은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11월 중순 이후쯤 부터 책 읽는 데 시간도 아주 조금 더 쓰고 있고 다시 슬금슬금 전만큼 읽게 되는 것 같아서 그나마 한숨 돌렸다. 한동안은 정말 내가 독서력이 영원히 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 시달렸으나, 아직 완전히 날아간 것은 아닌 걸로. 새해에는 더 괜찮아지겠지.

2019-09 (일부)

  • 빌트,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의 과학 : 건축의 여러 요소에 대해서 아기자기한 삽화와 익숙한 예를 사용해서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줄리언 반스는 유명한 소설가지만 어쩌다 나는 에세이만 읽었는가. 요리와 요리책에 대해 관심과 삽질 경험담에 대한 영국 남자의 아무말 대잔치가 재밌기도 하고 유럽 요리 이상하다 싶기도 하고 이러니 영국 요리가 그렇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나 역시 아무말).

2019-10

  •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중간에 다소 지루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자유로운 듯하지만 자유롭지 않은 실리콘밸리에서 전형적이지 않으면서도 이해가 되는 팀장의 행동을 체계적이지 않은 듯 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 괜찮았다.

  • 후루룩:고양이 서랍 : 이 종이애니메이션 책을 읽었다고 해야 하는지 참 애매하지만 암튼 귀엽고 귀엽고 귀엽다아아. 누구나 좋아할 3가지의 고양이 판타지.

  •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 두껍다고 해도 너무 오래 읽기는 했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는 책이었다. 어쩌다 지금 서양이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지를 고대사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도표와 수치로 명쾌하게 풀어냈다. 일부 논지에는 약간의 의문이 있으나 분명 생각해 볼 지점들이 많다.

2019-11

  • 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 : 미국에서 살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두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미국에서, 한국에서 느꼈던 문화적 차이와 언어의 연관성을 짧은 에세이로 쓰고 엮었다. 좀 더 용기를 내고 말을 걸고, 도움을 요청하고, 본인을 살피고, 그 이야기를 말하라고, 자신에게, 독자에게.

  •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는 괜찮은 소설가라고 생각하지만 역시 국내 남자 문인들의 자기 회고가 마음에 들 리가… 하지만 그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의 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대한 시선은 꽤 훌륭했다.

  • 성공의 공식, 포뮬러: 난 정말 뭔가 다른 게 있을 줄 알았다.

  •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요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에세이는 참. 내가 에세이 체질이 아닌 것도 힐링용 글 체질이 아닌 것도 알고는 있지만 이걸 정말 아까워서 끝까지 봤고 그 같은 패턴에 괴로웠고 차라리 수짱 만화가 지겨워도 훨씬 낫겠어.

  • 딥러닝 레볼루션 : 사실은 추천하기 애매하지만, 제가 감수했습니다. (당당)

  •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 굉장히 전쟁전쟁한 단편집으로 중간에는 좀 지루한 느낌도 들었으나 마지막 표제작에 감탄하여 그 모든 생각이 날아가 버렸다. 역시 보니것이라면 이런 거지.

  • 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이렇게 대중적이면서 따뜻한 수학 에세이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오다니! 하는 감동이 읽는 내내 일렁였다.

2019-12 (~12/20)

  •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글 잘 쓰는,다른 듯 비슷한 사람들이 이어릴레이로 쓰는 교환 일기. 별 내용이 없는 듯 있는 듯 하면서도 계속 읽을 수 있던 것은 역시 이런 관계가 부러워서일까 나와 나이대가 비슷해서일까.

  • 산전수전 다 겪고 알려주는 진저의 실전 영어 : 실제 미국에서 살고 있으면서 영어를 가르친 적 있으며 인기 많은 유튜버인 저자가 살아있는 영어 중 흥미있으면서 잘 쓰일 내용으로 쏙쏙 뽑아서 설명해준다. 익혀두면 다 도움이 되겠지(물론 한 번 읽고 다 기억이 날 리 없는 게 함정…)

  •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 르귄느님이야 항상 글을 잘 쓰시니까… 나이듦과 주변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자신감있는 시선 너무 좋고 파드 귀엽다아아아아

  •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 정말로 에세이보다는 다이어리고 12개월 나누어서 약간의 사진과 아무말과 다이어리 속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난 다이어리를 안 쓰고 아무말 내용은 정말 없지만 됐어 펭수 귀여워(끗)

  • 고도에서 : 예전에 읽은 중력 없는 공주 이야기가 생각이 났지만, 그 때의 이야기의 중력은 무언가에 대한 애착이었지만 여기서의 중력은 삶과 죽음 모두를 의미한데.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킹님은 이런 소재로도 이렇게 훈훈한 이야기를 쓰시는구나. 킹님 이야기 답지 않게 곱씹을 수록 마음에 울림이 오는 싱기한 이야기.

  • 백래시 : ‘백래시’가 본문에서 ‘반격’으로 번역되어 읽는 내내 문장 느낌이 달라져서 갸웃거리기는 했지만, 책 내용 자체는 정말 힘찬 책이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을 억압하는 근현대사에 어떻게 프레임이 말리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최소한의 권리를 찾으려고 일어나는 분들의 힘들지만 멋진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 에스에프에스프리 : SF에 대한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다만 다소 어려워서 반 이해했나 싶은 것은 역시 나의 지력 탓이다.

  • 일만 하지 않습니다 : 낚였어 낚였다고… 재미도 없고 내용도 없군 ㅜㅜ

  • 문장의 온도: 지극히 소소하고 따뜻한 옛말…인 건 맞는데 이 정도의 잔잔함은 크게 와닿지 않은 게 내가 멘탈이 별로여서다.

  • 우울할 땐 뇌과학 : 사실 굉장히 뻔하고 다른 데서 다 한 말이지만 약간의 호르몬 이야기를 더하고 구성을 적절히 하니 꽤 읽기 퍈한 책이 되었다.

  •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다 읽었고 이제 앞 내용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독특한 책이었으나 나에게는 큰 깨달음까지는 오지 않았고 그래도 이만큼 ‘세상 만사 다 비슷하고 삶은 계속된다’는 메시지가 명료한 책이 또 있을까.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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