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참 책을 안 읽….까지 쓰고 나니 어차피 나 요즘 몇 년째 책을 잘 안 읽고 있다. 특히 작년부터 집에 콕 박힌 후에는 더 하고 match-3 게임 지우면 모하나 요즘은 다른 핸드폰게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절레절레). 게다가 종종 책에 잘 집중도 못한다.
어쨌든 그래도 크거나 어려운 책들을 시나브로 읽어나가고 있어서 그게 요즘의 소소한 독서 라이프의 성과.
늘 그렇듯 추천은 볼드체.
2020-12 (이어서)
- 공부란 무엇인가 : 칼럼을 매우 열심히 챙겨읽어서(?) 책은 느긋하게 잡았는데 의외로 책이 추가된 내용이 많았다. 여전히 위트있으면서도 공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동시에 가져가는 건 참 좋았는데 세미나 이야기는 이 분도 어쩔 수 없이 교수구나 싶기도(…). 어쨌든 공부와 독서에 대해 장기적인 체력관리같은 기분으로 즐겁게 꾸준히 가져갈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다.
2021-01
- 나는 절대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아야지 : SNS에서 가볍게 할 말에 살을 꽉 꽉 붙여서 이야기를 펼쳐나간 하이퍼리얼리즘부터 꽤나 진지한 설정을 손에 닿을 것 같이 펼쳐내는 반짝이는 이야기들이 날뛴다. SF어워드 대상은 아무나 타는 게 아니야… 그리고 표제작은 제목이 자극적이다보니 별 기대없이 읽었다가 내적 오열했다 으아아아.
2021-02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 하는 방법 : 에코님의 에세이는 언제나 옳지. 이제 너무 톤과 논조가 보이는 것 같지만 그거야 에세이가 예전 게 많이 나와서고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데 이제 더 못 보는 게 아쉬울 뿐이다.
- 이세린 가이드 : 음식의 맛을 전혀 다루지 않는 음식만화를 ‘혼자를 기르는 법’의 만화가가 해냈다. 음식 모형 제작 이야기를 하면 이 것이 가능한 것… 전문성과 진짜와 가짜, 가족과 과거의 페이소스도 적당량 발라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완성되었는데 2권 안 나오나.
- 사이보그가 되다 : 장애를 부족함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이런 다름을 사회와 기술이 수용하는 것에 대해 두 작가의 사유를 교차해가며 보여준다. 평소에 무심하게 지나가던 것에 대해 새롭게 다시금 짚어보면서 미래에 대해 같이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 (두 작가의 본업이 글 어투에서 툭툭 튀어나와서 조금 재밌었다)
2021-03
-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 : 흡입력이 굉장히 높은, 일렁이는 감성의 SF단편집. 여러 기술적 트릭을 굉장히 잘 쓰면서도 8-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볼 법한 감성을 굉장히 잘 살렸는데, 이왕 잘 쓰는 거 싱귤래러티 헛소리만 안 했어도(후).
- 브로토피아 : IT, 스타트업 업계의 만연한 성차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논픽션. 꽤 사이다맛이기는 한데 새삼스럽지는 않아서 조금 슬프기도 하고, 나름 열심히 좋은 결말을 내려고 노력하지만 꾸역꾸역 마무리하다보니 텐션이 확 떨어져서 아쉽기도 하고. 하지만 다들 ‘쿨하다’고 생각하는 그 문화들이 누구에게 쿨한 지 모두가 환기해볼 필요는 분명 있고 그러기에 참 좋은 책이다. IT업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수 추천도서로 일단 읽혀야 하지 않나.
불안 : 알랭드보통을 한 번도 좋아한 적이 없었으나 이 책은 많이들 추천하길래 봤다. 몇몇 재밌는 부분이 있고 소재가 소재라 오글거리는 면은 거의 없지만 산만하고 아무말의 향연에 다소 거만한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아마도, 술 : 술 참 좋아하시고 맛깔나게 글쓰는 작가님. 아마도 비슷한 나이에 비슷하게 술을 마신 분인 것 같지만 역시 난 아직 멀었어(음?)
- 스마트한 생각들 :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 같아서 손대기도 싫었지만 한국제목이 잘못했다(…). 다양한 심리편향이 나와있는 꽤 재밌는 레퍼런스용 책.
- 아이캔후라이 : 이런 류 에세이 지긋지긋하지만 구데타마는 귀엽고 일하기 시르타.
- The Annotated Hunting of the Snark : 번역도 더 이상 되지 않을 작가 덕질이 이렇게도 힘이 든다… 영시도 주석도 참 너무 힘들었다 그냥 다 읽은 데 의의를 두자.
- 피카 : 제과제빵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좋아할 만한 책이지만 나는 상관없고 스웨덴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