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6~ )
어째서 벌써 올해도 한 분기가 지난거죠 이렇게 시간 빨리 갈 일인가. 난 정말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책 열심히(?) 잘 읽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읽고쓰는아침’이란 이름으로 책을 읽고 기록하지만 이 시간 아마도 5초일 것이다 썰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나날이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특히 3월에 책이 적은 것은 다 ‘고양이 정원’이라는 머지 게임 탓입니다(…)
이번 분기 TMI: 보통 책 리뷰에 만화책은 따로 쓰지 않아서…특히 예전에 읽은 거 다시 읽은 건 거의 안 쓰니까 따로 이야기하면 [슬램덩크] 만화책을 두 번을 완독했고 다른 것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아 만신이여 아아아아…
늘 그렇듯 인상적인 책은 굵은 글씨. 인상은 늘 매우 개인적임.
2022
- 랭스로 되돌아가다 : 본인의 삶을 소재로 사회 내에서 게이와 노동계급은 어떻게 엮이고 이 것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분석한다는 것은 대단하면서 흥미로운 자학이다. 하지만 역시 유럽백인남성에 계급에 진심인 프랑스인들 너무 (…)
2023-01
- 파인만씨 농담도 잘하시네!(1-2) : 읽은 지 2-30년…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거려 다시 읽었는데. 정말 아저씨 잘난 척의 끝판왕이다… 매우 일관적이어서 배울 점은 분명 있는데 별로 가까이 하기는 싫은 그런 사람…(…)
- 밥 챙겨 먹어요. 행복하세요. : 마포농수산쎈타 대파김치찜과 순두부열라면을 아끼는 새럼으로 읽어줘야 하지 않겠나… 죠은 요리책이었다(하지만 난 딱히 해먹지 않겠지…)
- 킨 :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이어지는 질기기 그지없는 애증과, 그 바닥에 깔린 인종과 제도와 차별의 역사. 그렇게까지 읽기 힘들 것까지는 없지 않나 싶지만(산 후에 읽다가 멈추고 몇 년을 방치해왔다(…))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기도.
- 나중에 : 스티븐 킹의 이야기에 귀신이나 죽음을 보는 어린이가 안 나오면 안 되는걸까. 이것도 귀신 보는 아이의 험한 성장담. 근데 킹님은 이런 소재를 기가 막히게 잘 쓰시지 거의 이 소재면 믿고 보는 킹 소설 아닌가. 거기다 원래도 그랬지만 문장이랑 감정 묘사 점점 장난없으시고 거친데 아름답다는 말은 킹님 소설 보고서 하는 말일거다. 사실 제목 ‘나중에’부터 또 말 만들기 시작하면 감성 자극할 거 와장창인데 저걸 귀신 보는 아이에다 또 샤샥 버무리는 게 너무…거기다 이번에는 킹님의 대박 명언 books are uniquely portable magic을 소설에서 또 언급하셔서 찡…
2023-02
- 슬램덩크 리소스 : 다 읽었고 정말 대단한데 역시 능남전…윤대협과 (무엇보다) 권준호의 3년동안 열심히 한 선수의 슛을 저 훌륭한 제작을 통한 스크린으로 봐야 한다는 광기는 커져만 갔다….
- 유리탑의 살인 : 추리소설 역사를 읊는 미스터리 팬들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을 참기 힘들었지만 웬지 의뭉스럽거나 의심가던 게 끝에 정말 잘 등장하는 오랜만에 읽은 흥미로운 본격 미스터리물. 초중반에 오글거리는 것만 빼면 흥미로운 배경과 깔끔한 이야기 좋았다.
- 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는 이야기는 그럭저럭 재밌는데 추리 자체는 그다지 흡족했던 적이 없고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읽으면서 어라 싶던 것들이 하나같이 끝에 우다다)였지만 그래도 궁금해서(+일하기 싫어서) 끝까지 다 읽게 한 흡입력은 인정한다…왜 뭔가 석연찮은가 싶었는데 내가 역사물+이어지는 에피소드래서 자연스럽게 [13.67]같은 걸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아니 그런 거였으면 이미 이 책 나온 지가 몇 달인데 다들 뒤집어지고도 남았지 (…) 그리고 일본 역사를 잘 알았다면 훨씬 인상적이었겠지만 전국시대 역사를 내가 알 리가…오다 노부나가 겨우 알아봤구만…
- 어슐러 K. 르귄의 말 : 어슐러 K. 르귄의 인터뷰집. 에세이에 담긴 이야기 중 일부를 더욱 확장하고 빈 자리를 메우는 듯한 단단하지만 온화한 이야기.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젊은 나이에 빠르게 성공하고, 다 내려두고 20여년간 승려로 살다가, 다시 삶으로 돌아왔지만 불치병 진단을 받기꺼지의 모든 과정과 깨달음을 담담하게 기록한 책. 불교 관련 지혜가 많이 등장하는데 일반적인(?) 삶과 어우러져 쉽고 더 와닿게 전달되는 게 인상적이었다.
- 쇼리 : 뱀파이어 소녀가 가족과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다시 혼란을 극복하고 동료를 만나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남는 이야기…라고 무던하게 써보지만 그 세계가 너무나도 오묘해서 이걸 참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 루시 : 카리브해를 떠나 미국에 보모로 끌려온(?) 십대 소녀의 성장담…인데 굉장히 강렬하다. 누구 하나 나쁜 사람이 없었지만 누구 하나 좋은 사람도 없이 마음에는 벽만 늘어가네.
2023-03
- 내가 죽인 소녀 :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일본식 하드보일드. 덕분에 초반에 진도가 잘 안 나갔지만 뒤에는 텐션도 잘 붙고 정말 단정한 이야기라 좋았다.
- 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 : 빨간 모자,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같은 서양 명작 동화를 미스테리와 엮었다. 동화와 동화적 억지(…)와 미스테리를 귀엽게 잘 결합해서 즐겁게 읽었다.
- 루이스 캐럴 읽기 금지! : 개정판 전엔 국내 책 제목이 [책 읽기 금지]였다. 정말 루이스 캐럴 금지하는 건 어느 쪽인가… 그냥저냥 귀여운 동화고 다른 작가의 다른 환상문학으로 대체되어도 가능한 이야기지만 그러기엔 앨리스의 상징성과 분위기가 독보적이지.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 정말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 패치가 제대로 됐다고밖에 할 수 없는 고양이 화보집 (물론 실제로 19살 고양이를 얼마 전에 떠나보냈다고 한다). 내용은 별로 없고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타이틀을 위해 쓴 말은 오그라들지만 온갖 고양이 사진이 넘쳐난다. 선물용으로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