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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02306 책 리뷰

한 것도 없고 책 읽은 것도 별로 없는 채 벌써 올해의 반이 가버렸다. 뭐, 그럴 수 있지.

미래는 알 수 없고 그래서 의미가 있을 지 모르지만 나의 요즘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서 너무 재밌다. 당장 다음에 무슨 책을 읽을 지도 모르겠는걸(사놓은 책이 너무 많아서).

(늘 그렇듯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책은 굵은 글씨)

이번 분기의 TMI

이번 분기에는 ‘막독’이라는 독서 모임에서 광복 이전 국내 단편 근대소설들을 읽었다. 그러다보니 책으로 묶여있는 것은 없어서 가뜩이나 적게 읽은 책이 더 적어 보인다. 이 때 읽은 장편은 [무정] 뿐이군… 그래도 김남천이나 김사량같은 모르던 작가들도 알게 되고 보람은 있었다. 후기를 남기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고, 그 시대와 언어와 글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번 분기의 중요 책 이벤트

[데이터 과학자 원칙]이라는 앤솔로지(?)에 한 꼭지 참여했습니다.

2023-04

  • AI 지도책: AI가 단순 기술 이상으로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로 들여다본 책. AI에 대해 기술 이상으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즘같이 AI가 마구잡이로 삶에 침투하고 있는 때에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런 측면의 책도 읽어두면 좋지 않을까.
  • 복화술사들: 이번 분기 TMI의 광복 이전 국내 단편 소설을 읽는 데 어떤 기준이 되었던 책. 광복 이전 시기 문인들의 언어 사용과 소재 활용 측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소재나 내용 면에서 흥미로웠고 생각할 것도 많았다.
  •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시즌2: 그림으로 푸는 추리퀴즈책. 추리퀴즈는 언제나 환영이라 즐겁게 읽었다. 다만 이번 권에는 암호 푸는 게 메인인 경우가 많은데, 이게 난이도는 높지 않은데 하나하나 문장 만들기가 좀 번거로웠다. 그리고 성인용 문제를 따로 구분했는데 굳이 필요한 소재인가 싶기도 하고 이미지만 모자이크 처리하면 될 것 같기도 하고 여러 모로 조금 귀찮았다(?).
  • 무정: 와 완독했다…! 교과서나 국어 문제 지문으로 보고 대충 줄거리만 알다가 이걸 완독했을 때의 뿌듯함이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는 재밌었다.
  • 안 일한 하루: 가수 안예은의 에세이. 열심히 사는 단단한 트위터리안의 에세이라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다. 가볍고 즐겁게 읽었다.

2023-05

  • 혁신에 대한 모든 것: 혁신이 어느 개인에 의해서 일어난다기보다는 여러 사람과 사회 상황의 협력 하에 일어나고 있고, 그런 속도는 오늘 날에 와서는 여러 요인에 의해 점차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꽤 다양한 예제와 함께 흥미롭게 풀어냈다. 매트 리들리는 글을 늘 재밌게 쓴다. 그런데 유명한 저자의 책인데 홍보가 잘 안 된 것 같은 건 내 기분 탓인가.
  • 필립 K. 딕의 말: 아무말 대잔치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읽었지만 정말 이 분 약과 환상에 쩔어서 아무말 찐광기를 내뿜는 게 넘사벽이다. 하지만 이런 아무말은…옛날부터 이미 취향이었다.

2023-06

  • 부의 추월차선: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정말 다양하게 까내리고 싶은 마음이 한 가득이고 난 다 읽었기 때문에 열심히 비판할 수 있지만 하지 않겠다…
  •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흥미로운 질문들에 대답은 범용적일 수 없는 무언가 하나씩 빠진 부분이 애매하게 가려져서 잘 포장된 멋진 대답들.
  • 룬샷: 물리학의 상전이 개념과 경영에서의 흥망성쇠를 적당히 잘 버무려 놓은 책. 창발성과 이를 지지하는 시스템의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본 것 같지만 그래도 개념과 잘 어우러져서 더 재밌는 책이 되었다.
  • 열린 어둠: 렌조 미키히코의 단편집. 처음 읽은 작가인데 대부분 작품의 배경에 불륜에 깔려있어서 과연 이래도 괜찮은가 싶긴 한데 미스터리 자체도 괜찮고 진행도 적당히 막장이라(…) 잘 읽혔다.
  • 제품의 탄생: PM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역할과 더불어 조직 내외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까지 다양한 내용이 꼼꼼하게 들어가 있는데 그 구성이 어수선하지 않다. 좋게 읽었던 다른 책 내용들이 굉장히 많이 드러나 있어서 신기했는데 그 책들이 책 말미 추천도서 목록에 모두 있는 것을 보고 역시나 싶었다. 좋은 책들은 어디나 좋고 궤를 같이 하는 이 책도 좋았다.
  • 도둑맞은 집중력: 장안의 화제(?)이자 지인들 중에서도 이거 읽고 SNS를 줄이거나 끊은 사람들이 실제로 출몰하여 너무 궁금하였는데 기본적 기조는 SNS가 사람들의 관심을 더 자주, 더 오래 끌도록 설계되었고 그것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는 다들 아는 내용이고 그런 SNS가 깊숙이 침투하게 한 사회 시스템 비판을 더 많이 하지만 뭔가 자극하는 게 있긴 하다. 그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더 잘 자고 더 움직이고 SNS를 줄이는 것 뿐이죠.
  • 일간 이슬아 수필집: 지인이 좋아하는 작가라고 해서 한 번 읽어보았다. 매일마다 모르는 독자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낱낱이 드러내는 것은 참 용감하고 부지런한 작업이다. 내가 좋아하기는 어려운 사람인 것 같지만 분명 매우 씩씩하고 근사한 사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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