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202307~202309 책 리뷰
Post
Cancel

202307~202309 책 리뷰

뭔가를 하나 쓰면 잘 안 바꾸는 습관이 있다보니 독서 기록 앱도 같은 앱을 11년간 쓰고 있다. 어쩌다 이전의 기록들을 쭉 보다 보니, 과거의 나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구나… 대체 1년에 169권을 읽다니 누구냐 너. 올해는 이거 반도 못 읽을 것 같은데. (3분기가 지나가도록 60권도 읽지 못했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압박은 안 받는 편이지만 그래도 과거의 기록을 보면 정말 과거의 나 대단했구나 지금은 어째서 싶은 마음이 조금은 들기는 한다(하지만 이러면서 또 안 읽겠지).

그래도 읽은 책이 적으니 후기 쓰기는 편하다(야). 추천 책은 늘 그렇듯이 굵은 글씨. 참고로 읽은 모든 책에 후기를 쓰는 것은 아니며(스터디 용이나 지인이 쓰신 책은 후기를 안 쓰는 편) 다시 읽은 책 후기는 감상이 달라진 경우에 쓰기로 했다(대부분 다를 것이다 그럴 게 아니면 다시 읽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2023-07

  • 미니 미스터리: 엘러리 퀸이 엮은 엽편 추리물 모음. 가볍게 잠깐잠깐 읽을 수 있는 엽편들이다보니 양도 내용도 가벼워서 부담이 없다.
  • 논리게임: 옛날에 원서로 읽긴 했지만 수상한 번역본이 나와서. 루이스 캐럴의 논리 입문서로, 예제들이 좀 아무말이긴 하지만 그거야 작가 특징이고(…). 기본적으로 3단 논법을 이해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얇은 교과서.
  • 제임스 조이스: 어느 더블린 사람에 대한 일대기 : 제임스 조이스에 대한 그래픽 노블 형태 평전. 만화여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제임스 조이스는 정말 천재에 대단한 사람인 건 알겠지만 어찌나 제 멋대로 사는지 주변에 두고 싶지는 않은 인간이고 신기한 사람이라고 호감도가 늘은 것은 아니며 여전히 ‘율리시즈’를 읽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 아주 위험한 과학책 : 이 시리즈는 늘 사랑이고, 이번 책이라고 특별히 놀라운 것은 없지만 깨알같고 즐거웠다.
  • 행성어 서점 : 우주의 이방인과 타인과의 관계와 연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SF 단편집.
  • 미키 7 : 계속 죽었다 살아나는데 그 개체가 둘이 되었을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이미 에반게리온의 레이로 이런 상황에는 익숙하다(아님). 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우당탕탕 일어나는 이야기도 꽤나 흥미로웠다.
  • 유리와 철의 계절 : 내용도 그림도 양도 예쁜 그림책. 다른 형태로 구속된 두 여인의 만남.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 류이치 사카모토의 후기-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한 이후의 자서전. 이 때의 작업과 만난 사람들, 삶과 생각을 차분하게 담았다. 좋은 분이셨다.
  • 더블린 사람들 : 예전에 다른 번역으로 읽은 것을 다시 읽었고, 엷은 탈출의 희망을 안은 채 결국 현재에 남아 삶을 이어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났을 때의 여운은 그 때나 지금이나 은은하게 오래도록 남는다.

2023-08

  • 젊은 예술가의 초상: 한 소년이 다양한 사회에서 다양한 영향을 받으면서 예술가로서의 깨달음을 얻는 성장소설이고 이를 훌륭하게 그려낸 건 알겠는데 그냥 이 소년은 그렇게 살으라고 하고 싶고 나는 모르겠다…
  •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 조금 비딱하게 보려고 해도, 일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선명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저자 덕에 여러 가지로 생각할 거리가 있었다. 요즘의 트렌드(?)와는 조금 다르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야기들. 나의 지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 논리의 기술: 이해 못 할 세상을 수학적으로 이해하는 방법 : 논리는 늘 소중하고, 좋은 책이었다.
  •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 트럼프 시대에 수많은 과학 부정론 아무말을 들으면서 답답해 죽겠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의 슬프지만 씩씩한 분투기. 우리도 많은 오해를 할 수 있고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인생과 덧없는 여러 번뇌에 대한 에세이 모음. 저자 특유의 문체에 이제는 익숙하고 여전히 선을 넘을 듯 말 듯 괜찮은가 싶은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일단 재밌고 온갖 것들을 이야기하면서도 술술 읽히는 훌륭한 미덕을 가지고 있다. 같이 넣은 그림들이 좋은 것은 서비스 서비스.

2023-09

  • 마지막 이야기들 : 트레버 사후에 발표된 열 편의 이야기들. 트레버는 역시 좋다. 차분하고 관조적인 시선으로 삶의 큰 균열이지만 멀리서 보는 타인에게는 흐릿한 선 뿐인 삶의 단면을 차분하게 담아낸다.
  • 백관의 왕이 이르니 : 그래 나 환상문학 좋아했지…를 강하게 깨닫게 해주는 단편집.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지만 심심하지도 유치하지도 않고 귀엽고 단단한 환상문학 단편들. 위래 작가님은 구전으로만 전해져 오는(…) 말만 들었는데 정말 재밌구나.
  • 백년 목 : 목 건강은 늘 신경쓰지만 뭔가 하는 것은 없는데 바른 운동이라도 종종 해줘야겠다(…)
  • 마스터리: 예전에 ‘달인’으로 나왔던 책. 전에는 꽤 좋게 읽었는데 십몇년 뒤 다시 보니 합기도 배우다 동양 고수 이미지에 취한 백인 남성이 하는 너무 뻔한 말들이었고 그래도 조금이라도 검도를 배우고 보니 정말 별 거 없다… 짧고 군더더기없는 건 좋다.
  • 펠리시아의 여정 : 외롭지만 강한 사람과 외롭고 벽이 높은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자신의 독서량에 대해 좀 더 뿌듯해 하는 법

    너도 나도 원하는 '성장', 성장이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