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7) 요즘 책을 너무 안 읽었다. 이전 달에도 한 달 풀로 안 읽기도 하고 해서 충격을 받고 이번 달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냥 일단 안 읽었다. 이제 그냥 책 리뷰 쓰지 말까… 아니 그냥 얼마 읽지도 않는데 각 책에 대해서 각각 포스팅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아 모르겠다 일단 그냥 하자.
임시로(?) 바꾼 책 기록 앱은 여전히 낯선데 자주 안 쓰니(…) 더욱 낯설 수밖에. 일단 그래도 발등의 급한 불때문에 여행에서고 어디서고 책에는 손도 못 댔는데 그래도 이런 건 껐으니 이제는 그래도 조금은…아주 조금은…더 읽지 않을까.
늘 그렇듯 모든 책의 후기를 쓰는 것은 아니고 추천은 굵은 글씨 (이번엔 놀랍게도 적게 읽었지만 버릴 책이 없다).
- 특별언급 : 던전밥(1~14) – 본격 식사와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건전 만화. 아껴두던 완결판을 드디어 다 읽었고 정말…마무리까지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2024-10
- 행동 – 올해 거의 6개월에 걸쳐서 읽은(!) 벽돌책. 언제 다 읽나 했지만 어쨌든 다 읽었고 다 읽을 동기를 부여해준 물알못 독서모임에 심심한 감사의 의사를… 책 재밌었다. 인간의 행동을 생물학적 사회학적 측면으로 살펴보고 동물의 사례부터 작고 큰 사회적 이슈까지 같이 다루면서 광범위하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낸 좋은 책이었다.
2024-11
- 소년이 온다 – 야만의 시대, 사람은 강하고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죽은 자는 산자를 구하고 과거는 현재를 도울 수 있다. 힘이 없을 수 없는 이야기의 시선은 생생하고 문장은 선명하다.
- 밥 챙겨먹어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 정말 거의 안 해먹을 것 같지만 뭔가 마음이 땃땃해져오는 요리책이고 그 와중에 이번에는 모든 음식에 술 매칭을 해놓아서 ‘나의 음식은 사실 모두 안주입니다’ 라고 선명하게 자랑하고 있다. 으으으.
- 낙원의 샘 – 클락옹은 왜 스리랑카를 스리랑카라 하지 못하고 시기리야를 시기리야라고 하지 못하는가(…) 스리랑카가 너무 섬세하게 떠오르는 배경이라 최근의 여행을 되새기며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다시금 내가 왜 흔히 말하는 SF 으르신 빅3 중 왜 클락옹을 가장 좋아하는 지 새삼 깨달았다. 자연과 우주에 대한 경이감을 이토록 강렬하고 아름답게 불러일으키는 작가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 켄트 벡의 Tidy First? (세트, 2권) – 한동안 잊고 살던 소프트웨어 개발 시에 신경쓸 내용을 차근차근 알려줘서 좋았다. 이렇게까지? 싶은 것도 없는 건 아니지만 기억해서 나쁠 건 없을 것이다. 역자 노트도 ‘굳이…’ 싶은 게 없는 건 아니나 초심자에게는 이게 정답은 아니래도 나쁘지 않은 방법 중 하나로 참고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2024-12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작가가 본인의 삶과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사회와 문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보수 지성의 생각이 깔끔하게 살아있었다.
- 걷는 망자 – 괴이한 이야기를 추리로 풀어내는 건 새로운 타입은 아니나 각 에피소드의 가벼움과 진중함, 억지스러움과 뻔함 사이의 밸런스를 절묘하게 잘 잡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아아 역시 미쓰다 신조 책에 실망은 없지.
- 도시를 움직이는 사람들 – 귀여운 그림책이지만, 도시를 움직이는 중요하고 고마운 사람들에 대해서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게 주의를 환기시킨다.
- 숲의 전쟁 – 우주와 자연에 대한 경이감을 가지고 이를 진지하게 표현하려는 이야기는 언제 만나도 반갑다. 심지어 무해하고 다정하기까지 하다(다행히(?) 안온하지는 않다). 좋은 단편집이었다.
- 육질은 부드러워 – 인간을 제외한 모든 가축에게 인간에게 해로운 바이러스가 퍼졌지만 식육을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가축화한 인간을 먹게 되면서 오는 혼란을 사실적이고도 그로테스크하게 그린 육식 디스토피아 이야기. 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악. 이야기가 흡입력있고 자극적이어서 재미가 없을 수 없는 데다가 잘 만든 이야기라 매우 속이 뒤집히면서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비주얼 상상력 높은 사람과 신체 절단 및 폭력 묘사에 약한 사람들에게는 차마 추천할 수 없다..
- 막막한 독서 – 이미 벌써 발을 들인 지 어언 몇 년 째인 막막한 독서 모임이라는 독서 모임이 있다. 나는 이 모임 덕에 꽤 많은 고전(?) 문학을 읽었고, 다양하고 사려깊은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며, 덕분에 고전 시러 모드도 많이 나아지고 눈부신 책들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길을 내어준 선생님께서 여러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냈고 역시 재밌게 읽었다. (늘 그렇듯 아는 사람의 책은 자세하게는 쓰지 않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