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월 이후 극장에 가지 않았다. 집에만 있다보니 영상류를 그다지 많이 보지 않았다. 평소에는 어차피 온라인으로 보던 EIDF같은 것도 계획만 짜고 거의 보지 않았고, 온라인 상영회도 한 BIFAN도 몇 개밖에 보지 않았다. 그래서 예전처럼 4-50개 영화를 봐댔을 리 없고, 그러다보니 하나의 글 꼭지를 차지할 정도가 되는 지도 조금 의아하다. 그래서 온갖 영상을 다 묶어서 결산을 내보기로 했지만…그래도 그게 그렇게 특이할 리 없다. 하지만 다른 해와 다른 것은 분명하다.
기간: 2019-12-16~2020-12-25
영화: 28편
그 외: 은근 많이(…)
그래서 예년보다 소규모로 언급만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라지만 항목은 더 많아진 기분
좋았던 영화
- 유전
- 이제 그만 끝낼까 해
- 두 교황
정말 싫었던 영화
- 국제수사
올해의 드라마
스토브리그 (꼭 한 번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사실 이거 이야기하려고 글 썼다(야))
올해의 영상 캐릭터
펭수(…)
올해의 영상 관련 깨달음
나란 사람은 온라인 영상에 정말 취약하고, 그나마 배속조절을 할 수 있는 건 좋은 일이야.
올해의 영상 관련 변화
유튜브 프리미엄 결재. 하아 유튜브 개미지옥…
각각의 후기는 아래에.
각각의 영화 후기
- 빅쇼트 : 아담 맥케이는 엉망진창 리얼리티 논픽션 페이크다큐(?)의 신이다. (…) 그래 이걸 보고 [바이스]를 봤으면 별 감흥이 없었겠지 이제서야 사람들 반응이 이해가 가는 것이다…완전 재밌고 멋지잖아!!!
- 국제수사: 블라인드로 가서 봤었는데 정말 멀쩡한 배우들가지고 총체적인 쓰레기를 만드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은 영화였다. 유치해 재미도 없고 웃기지도 않고 필리핀 혐오 여성혐오 직업차별 고루고루 잘 들어가있어서 기겁했는데 그게 코로나틈타고 개봉했었다니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아이고야 근 몇 년 간 본 영화 중 단연코 최악이었다.
- 이제 그만 끝낼까 해(영화) :정말 너무 찰리 카우프만 영화다운. 현실과 환상을 제멋대로 오가는 슬픈 이야기에 몽환적인 이미지. 시네도키 뉴욕보다 한 발 더 나가는 통에 이야기를 반 정도만 겨우 이해하고 반은 나중에 줄거리를 따로 읽어야 했지만, 그 분위기와 대사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볼 만하고 계속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돌게 하는 힘이 있다. I’m thinking of ending being. 배우들 연기도 좋고 신경증 전문배우 토니 콜렛… 하지만 정말 이 정도로 불친절하면 좀 많이 힘들고 이러니 아저씨 장사가 안 되죠(?)
-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장소와 얼굴과 삶을 기록하고 기억하며 추모하는 다큐멘터리이자 픽션. 따뜻하고 평화롭고 아름답다.
- 소셜 딜레마: 말이 딜레마지 소셜미디어 위험하다는 말을 잔뜩 하는다큐. 솔직히 잘 만든 다큐는 아니고 특히 드라마 파트는 정말 손발이 오글거려서 이제서야 다 봤고 캐시 오닐 말고는 뻔뻔하다는 생각만 드는게 소셜미디어 전 직원들이라 어쩌라고 라고 생각했으며 소셜미디어는 정말 알고리즘 파트 적고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거니 관심과 클릭이 자원인 거 당연하지 않나 싶지만 나한테만 당연한 것 같으니 의미있는 다큐이긴 할 거고 나에게 교훈이라면 대충 보고 넘긴 [알고리즘 살상무기]를 읽기는 해야겠다 정도…(데이터 없는 알고리즘 없고 그 결과는 절대 중립적인 수 없다는 이야기였던 거 같아서 스킵했는데) 그리고 페북 줄인 건 정말 잘 한 일이야.
-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 하 진짜 너무 클리셰 너무 지겹다리… 더 할 말도 없다…
- 감쪽같은 그녀 : 뻔하지만 그만큼 믿고 울릴 수 있는(…) 스토리에 나문희같은 배우(+a)를 쓰고도 이렇게 내용을 뚝뚝 끊어서 감동도 재미도 없게 만들다니 그것도 능력이다…
- 아쿠아맨: 후 진짜… 비주얼+여배우들 보는 재미로 겨우 버텼다 그나마 이게 칭찬받으면 디씨 어디까지 망가진거냐… 하늘이 정해준 유일한 왕 스토리 안 지겹나 싶고 그 와중에 이야기 너무 오골거려…
- 궁합(영화) : 좀 오글거리는 면까지 제대로 갖춘 엄청 가벼운 하이틴 로맨스 사극물이었다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관상’으로 약을 팔아서 이 정도로 가벼울 줄 몰랐지…
- 마티아스와 맥심: 순전히 큰 화면에서 영화는 보고싶지만 극장 안에 있기는 싫어서 야외상영하길래 봤지만, 자비에 돌란은 ‘단지 세상의 끝’ 이후로 나와는 안 맞는 거 이제 너무 잘 알겠고 자기의 잘남을 영화에서도 뽐내려는 거 너무 부담스럽다…좋아요댓글 달기공유하기
- 올드 가드 : 너무 속편 떡밥을 던지는 데 충실한 데다가 매드사이언티스트CEO 악당 너무 평면적이고 심심하게 마무리되어서 그저 프리퀄 역할에 충실했지만 모르겠고 샤를리즈 테론의 액션물은 일단 그냥 옳고 그것만으로도 100점 만점에 200점 줘도 되는 거 아니었냐<-
- 유전 : 호러인줄 알았으나 오컬트 무비였다…지만 보통 이렇게 놀래키는 거 없이 은은하게 소름끼치는 오컬트 무비는 재밌지.
- 니믹 :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단편. 손톱을 먹은 쥐 이야기와 남은 사람의 이야기와 닮아있다. (단편)
- 세번째 인물 : BiFan에 나오는 이란 미스테리 단편은 늘 훌륭했는데 이번 역시. 짧은 시간 안에 정신병자들의 대화로 이야기를 대범하게 꼬아놓았다.(단편)
- 우물 : 우물에 새의 시체를 던져놓으니 새가 다시 살아서 날아갔다. 그러면 아픈 내 동생은 어떨까. 에서 예상되는 이야기.(단편)
- THEM: 사람들에게 사상을 주입하고 서로 갈라서는 이야기인데 너무 직설적이라 아쉬웠다.(단편)
- 나무아이와 숨겨진 어머니의 숲: 흥미롭기는 한데 재미있지도 즐겁지도 않았다.(단편)
- 라스트 앤 퍼스트 맨 : 올해는 BiFan도 온라인으로. 올라프 스태플든 원작 소설을 확 줄여서 이미지를 잔뜩 넣어서 영화화한, 20억년 전 지구 멸망 직전의 인류가 메시지를 보낸다. 대부분을 흑백의 풍경과 이상한 구조물 배경에 앰비언트 음악 팍팍 깔고 나레이션으로 모든 것을 설명해버려서 아앗 저런 데는 어디지 했는데 역시 아이슬란드였고 틸다 스윈튼 나레이션 항상 잘 하시고 느리지만 사람을 홀리는 느낌이 있어서 이런 건 극장에서 봐도 좋았을텐데 흑흑.
- 카르멘 산디에고-훔치느냐 마느냐: 보는 사람이 카르멘 산디에고가 되어 행동을 선택해서 친구들을 구하는 게임같은 애니메이션. 기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설정 이해가 있어야 보기가 쉽고, 엔딩은 8개라지만 두 개만 봤다.
-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귀엽고 무해한 아가씨의 아무말대잔치 환상속 밤 나들이를 그려낸데다 풋풋한 연애담까지 더해지니 발랄하고 귀여움 폭발하는 애니메이션인데 이제 재패니메이션의 변태력은 질려버려서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눈이 되어버렸고 그 이유로 차마 좋다고는 못하겠다.하지만 역시, 모든 일에 준비라는 게 어딨겠나. 그냥 하는 거지.
- 리틀 포레스트 (한국, 영화) : 예쁘고 느리고 밝은 그야말로 힐링이란 이런 것이다를 외치는 영화. 하지만 정말 잘 만든 힐링은 전혀 거부감이 없으며 말 그대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다. 김태리는 예쁘고 식욕이 돋는다.
- 윤희에게: 너무 예쁘고 잔잔하고 우아하고 온화한 영화였다. 캐릭터 설정도 다 좋고 특히 쥰 고모 설정이 좋았고 고양이도 귀엽고. 몇십년을 지나 교차하는 순간의 마음에 없던 그리움도 다 끌어모아 생길 지경이었다.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 작은 아씨들 (2020): 네 자매인 사람이라면, 책 좋아하고 글 좋아하는 여성 캐릭터라면 관심을 끊을 수 없는 영화(원작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어릴 때 꽤 읽었다) 시간 순서가 복잡하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그 편이 안 지루해서 좋았고 인물 심리 묘사나 소소한 부분만 딱 적당히 각색한 것 매우 적절했고 여전히 아기자기 예쁘고 베어 교수가 그나마 책보다 젊고 덜 까칠한 캐릭터라 다행이었으며 시얼샤 로넌은 내가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던 듯.
- 버즈 오브 프레이: 후 사람들이 이 맛에 액션영화를 보는 거군요. DC 빌런의 약속의 땅 놀이공원에서 사정없이 패는 영화 참 유쾌하고 할리퀸과 친구들 모두(특히 헌트리스) 귀엽고 OST도 좋고. 신나게 보기 넘나 좋군여. 마고 로비는 여러 스케이트 열심히 타네…
- 신과 함께-인과 연: 전편에 비해 신파는 줄고 그래픽은 여전히 화려하며 이야기는 더 잘 짜였지만 편집이 어수선해서 흐름이 다소 깨지는 게 조금 아쉬움.
- 코코 : 라틴 음악 좋아해서 그런가, 음악이 굉장히 좋아서 틀어놓고만 있어도 좋았던 영화. 화면도 화려하고 내용도 괜찮았다.
- 해치지 않아: CG가 좀 튀고 다소 심심하긴 하지만 덕분에 보기 편한 영화. 원작 웹툰은 안 봤고 각색이 ‘한국 영화’적으로 좀 되긴 했지만 무난하고 간간히 귀엽다.
-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2020년이 되어 거의 4-50년간 이렇게 촌스러운 아침드라마 감성을 유지하며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하다 참. 이걸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게 아 역시 스타워즈. 그리고 디즈니 여주 아니랄까봐 레이는 엘사가 겹치고…
- 두 교황 : 굉장히 고아한 두 교황의 우정. 분명 둘 다 유명한 배우인데 이렇게 실제 교황 싱크로 맞아도 되는 것인가… 완전히 다른 가치관의 사람들이지만 진지한 믿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정말 근사했다. 텅 빈 시스티나 성당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서비스고 스윙글 싱어즈 곡이 배경으로 나오는 건 언제나 만세.
드라마
- 보건교사 안은영(드라마) : 이제야 다 봤다(사실 한 화 남은 것 묵혀두고 있었다). 마지막화 너무 라스폰트리에+에반게리온 버무린 느낌이라 좀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싶지만 뭐 둘 다 취향이라(…). 앞부분은 귀여웠다. 평범한 것보다는 나쁘지만 않다면 이상한 게 낫긴 하죠. 암. 무색무취(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남주가 참 놀라웠다.
- 퀸스 갬빗(드라마) : 분명 스티븐 킹이 추천한 때 보기 시작했고 7화밖에 안 되었지만 나는 늘 동영상 보는 데 오래 걸리며 이제서야 끝냈지. 하지만 간만에 굉장히 편안하고 좋은 드라마였고 배경이며 소재며 너무 내 취향이었다. 눈 큰 배우의 눈으로 온갖 생각 말하는 연기가 좋을 때의 쾌감이 있다. 물론 다른 배우들도 좋았고. 스티븐 킹이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는 깔끔하고 우아한 성장 스토리.
- 스토브리그 : 야구 진짜 모르는데 재밌어…국내 드라마 3편 이상 하루에 보는 거 몇 년 만인지 기억도 안 나고… 분석팀 이야기 나올 때는 막 국내 드라마 대사에서 raw data나 지표 어쩌고 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막 감동적이고 막…(알 수 없는 감동 포인트) 정말 1x년만에 본방 챙겨보던 드라마. 아주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NC 부분(아무말)) 아 진짜 어떻게 이렇게 적절하게 끝낼 수 있지…후우. 거기다 마지막화까지 콜라보 너무 최고고 개인적 공감대(아니 회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많이 옮겨다닐 수 있지 그게 왜 뭐 왜 )까지 건드리는 바람에 진짜…아…정말 너무 울 뻔했고 초코렛 먹으면서 보다 나도 모르게 삼켜버렸다 후우우우. 대본집 읽어야 하는데(…)
- 드라마 스페셜 : 요즘 KBS에서 다시 단막극을 시작했다. 꽤나 쏠쏠하다. (몇 편만 봄)
- SF8 : 국내에서 단막극이지만 SF단편을 찍다니 놀라웠다. (몇 편만 봄)
작년에는 이런 식으로 후기를 올렸었더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