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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책 결산

올해 9월에 핸드폰을 바꾸면서, 이전에 사용하던 앱의 기록이 더이상 싱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슬픈 일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업데이트가 안 되던 앱이고 나도 유료를 쓰면서도 큰 기대가 없기는 했다만, 요즘처럼 기억력이 가물거리는 때에 기록해둔 것이 사라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애초에 디지털 기록이란 것의 연약함을 알기에 아주 크게 충격적인 것도 아니다. 나의 사적인 책 기록의 무게가 얼마나 되겠는가. 그리고 그나마 블로그에 일부라도 적어두었기에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역시나 그다지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새 앱을 쓰기 시작했다. 이 앱은 또 얼마나 갈 지 모르겠구나 하면서도 또 한 권 한 권 차곡차곡 적어두는 것이다.

독서량은 날로날로 줄어 이제는 1년 독서량이 대략 10년 전의 반토막이 된 것 같다. 올해는 뭐든 그러니까 크게 타격은 없지만, 사실 내가 바쁘지 않은 적은 없기 때문에(…) 그게 독서량에 미친 영향은 크게는 없을 것이다. 그냥 내가 안 읽은 거지. 새해에는 다시 좀 늘어나려나 싶지만 모르겠다. 그래도 열심히 책을 사고 있으니 언젠가는 읽기도 하지 않을까? (야)

범위

기간: 2023-12-26~2024-12-27
읽은 책: 2023년 3권 + 2024년 57권 = 60권

올해의 책 관련 이벤트

  • 마가아아아아암 : 내년의 책 이벤트에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어쨌든 번역을 겨우겨우 끝낸 게 있고 이에 대해서는 새해에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 독서모임 : 올해도 두개인 듯 하나인 듯 두개인 것 같은 독서 모임 덕에 그나마 최소한의 독서량을 유지할 수 있었고 최소한의 좋은 책들을 건질 수 있었다. 독서모임을 원래 하나 정도만 하고 내 취향의 책들을 적절히 읽어야지 라는 주의였지만 일단 내가…책을…안 읽잖아…?!! orz

올해의 책

소년이 온다

아 너무 뻔하다구요 네 그래요 제 취향이 이렇게 메이저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상문학상에서 한강이란 작가의 대상작을 읽고 내 취향 아닌 작가구나 하고 던져버린 20년…(그리고 나를 보고 이상문학상도 안 읽은 사람들이 이제 와서 한강 책 읽더라 어쩌고 하는 사람 보고 너무 웃겼다… 여러분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십시오 대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절부터 이상문학상 수상작 읽은 사람을 뭘로 본 건가… 그래도 내가 책을 아주 안 읽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 지 너무 잘 알겠고 정말 너무…어이가…없어서 기회 될 때마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니 하십시오) 여전히 그 단편은 취향일 것 같지 않지만 이 책은 정말 굉장했다 아침에 지하철에서 읽다가 일하러 안 가고 내려서 집에 갈 뻔 했다…

올해의 비소설

행동

올해의 유일한 벽돌책, 올해 독서모임 송년회에서 완독자로서 파워당당하게 해준 책이기도 하지만 책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움.

올해의 만화

던전밥

정말… 좋은 만화책의 미덕이 가득 담겨있는 오랜만의 아름다운 이야기였어…

올해의 작가

그렉 이건

하 올해의 좋은 작가 많았지만 정말 그렉 이건 너무…너무…너무…정말…진짜… 선생님 너무 취향이시구요 제가 그간 선생님 책(장편 하나 읽었던 어린 시절) 어렵다고 던져놓고 안 읽은 거 그냥 다 제 잘못이지만 이건 단편을 이제서야 낸 우리 나라 출판계의 문제도 있다 그냥 그러려니 합시다(물론 쿼런틴도 지금 읽으면 그렇게 안 어려울 지도 모름 너무 어릴 때 읽어서 기억도 가물거림)…단편집을 읽는데 아아 내가 이상적으로 그리던 SF들이 여기 있었네 감탄했다… 제가 나머지 다른 책도 구해서 열심히…읽겠습니다(과연)…

(사실 한강 쓸려고 했지만 그냥 노벨문학상 타셨으니 넘어가자 아니 근데 소년이 온다 정말 너무 좋은데)

올해의 좋은 책들**

(올해도 한숨을 쉬며 골라보는 10권(권은 위에 올라감). 순서는 가나다순)

내가 행복한 이유

사람, 장소, 환대

스타워즈 라이트세이버 컬렉션

육질은 부드러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영원한 모티브가 된 환상의 세계

이토록 굉장한 세계

읽기로서의 번역

페어리 테일

올해의 문구

인간 푸아그라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 : 선생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 문구 보는 순간 육성으로 비명 질렀다 진짜.. (물론 그렇다고 딱히 열심히 조절하며 산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올해의 시집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어르신들의 유머 정말 맵다…많이 맵다…

올해의 귀여움

맛있는 스누피 쿠킹/베이킹 : 그래요 제가 피너츠의 팬이에요… 하지만 정말 1도 안 해먹을 요리책이지만 스누피 너무 귀엽다 최고 귀엽다 맛난 것들과 함께하는 피너츠마을 너무 최고다…

올해 읽은 책 후기들

2024년 1분기

2024년 2분기

2024년 3분기

2024년 4분기

참고: 작년의 책 결산

읽는 책 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 사는 책이 읽는 책보다 점점 많아지는 것은 분명 즐거운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책 읽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버릴 생각은 없다. 독서란 분명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아름다운 경험이다.

그저 어떤 페이지를 펼쳐놓고 지금까지의 삶을 멍하니 생각해 보는 것, 무거운 철학책에 누군가 휘갈겨 놓은 낙서를 보며 현재 나의 위치와 모습울 두고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것, 낯선 외국 작가의 쉽게 소화가 안 되는 난해한 문장들을 읽으며 답답함을 느끼는 것. 이런 것들이 책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경험들일 것이다. 책은 우리로 하여금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을 것을 느끼게 한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딴 생각에 빠지게 한다. -시로군, [막막한 독서]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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